[폐배터리 산업 전망 ①]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폭발적 증가 전망...“全주기 이력관리체계 구축 등 제도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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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산업 전망 ①]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폭발적 증가 전망...“全주기 이력관리체계 구축 등 제도 마련 시급”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06.07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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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폐배터리 42만개 발생할 전망
-정부, TF구축 후 규제 완화 및 제도 마련 나서
-"폐배터리 재활용에 치중, 재사용·재제조 어려워"
-관계부처, 신속한 대책 마련으로 사업 육성할 것
포스코HY클린메탈, ‘이차전지 친환경 리사이클링(재활용) 사업’ 관련 투자협약식 모습(왼쪽)[사진=포스코 홈페이지]
포스코HY클린메탈, ‘이차전지 친환경 리사이클링(재활용) 사업’ 관련 투자협약식 모습(왼쪽)[사진=포스코 홈페이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발생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업계에서는 사용 후 배터리 관련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현재 사용 후 배터리 사업은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에 집중돼 있고, 재사용·재제조의 경우 과도한 규제나 미비한 제도로 기업들이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한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는 재활용 뿐만 아니라 재사용과 재제조로도 사용될 수 있다”면서, “현재 재활용의 경우 유가금속 추출로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재사용이나 재제조의 경우 실증단계에 머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경제 규제혁신 TF를 발족하고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출범해 사용 후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여러 부처가 연관돼 있을뿐더러 규제 완화와 제도 마련이 동시에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 362만대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사용 후 배터리 42만개가 발생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관련 주요 기업들은 사용 후 배터리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각각 300억씩 투자해 북미 폐배터리 재활용업체 Li-Cycle의 지분을 확보했다. 포스코그룹은 중국 기업 화유코발트와 합작사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나선 바 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국내 최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인 성일하이텍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현재 사용 후 배터리 관련 사업은 배터리를 분해한 후 리튬·코발트·니켈 등의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에만 치중돼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사용 후 배터리 재제조와 재사용의 경우 과도한 규제와 미비한 제도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제조는 사용 후 배터리를 분해한 후 셀밸런싱·재조립·검사 과정을 거쳐 본래 성능으로 복원하는 것이고, 재사용은 사용 후 배터리 부품을 활용해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이동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것이다. 국내 여러 기업들이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 성장 속도 가속화·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과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경제 규제혁신 TF’를 통해 사용후 배터리 산업이 미래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규제 개선 및 제도 정비를 위해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폐기물 규제 면제와 안전검사제도를 마련하고,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관계 부처에서는 사용 후 배터리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각 부처가 연계돼있고 절차가 복잡해 좀처럼 속도는 나고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같은 경우는 전기차 차량 자체에 차대번호만 있지 배터리를 별도로 관리할 수 있는 식별번호라든지 이런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배터리 별도 관리를 위해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관리법 개정을 먼저 해야하는 상황이고, 법 개정을 위해 국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단계에 있다”면서,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체계 역시 배터리 하나하나를 등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법 개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배터리 전주기 이력체계가 구축되고 시행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최대한 빨리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토부·산업부·환경부 등이 연계해야하기 때문에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했다. 국토부의 경우 배터리 장착, 산업부의 경우 배터리 제작, 환경부의 경우 배터리 탈거 후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안전성 검사 제도 관련 법이 작년에 개정되었고, 하위 법령을 재개정한 상황”이라면서, “입법·행정 예고를 거쳐 올해 10월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제품의 경우 완제품에 따라 별도의 인·허가가 필요하고, 기업들이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정된 법이 시행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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