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복귀 여부 '재점화'···"실적 악화, 책임경영" vs "실효적 지배, 경영적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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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복귀 여부 '재점화'···"실적 악화, 책임경영" vs "실효적 지배, 경영적 판단"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6.01 0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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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츠증권 "실적 악화기에 책임경영 필요성은 등기임원 복귀로 연결"
- 김동한 교수 "등기이사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경영적 결정에 달렸다"
- 삼성전자, 무리한 복귀 보다 사법리스크 등 상황 고려해 대응 분위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재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과 함께 시점에 대해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등기이사 복귀는 '경영적 판단' 영역이라는 의견도 대두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증권이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 안팎으로 재차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43조4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실적 악화기에 책임경영 필요성은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복귀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 증대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회장이 미등기 임원인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모두 사내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4대 그룹 중 이재용 회장만 미등기 임원이다. 

"다른 그룹 회장은 지배권 확보 과정에서 등기임원이 됐다"..."이재용 회장은 이미 실효적 지배"

그러나 이재용 회장이 빠른 시점에 등기임원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해외 출장 중 임직원들과 식사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김동한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재용 회장은 이미 삼성그룹에 대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고 도의적 책임 등을 지고 있다"면서 "등기이사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경영적 결정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른 그룹 회장은 지배권 확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등기임원이 됐다"면서도 "이재용 회장은 비제도적 장치 등을 통해 확실히 지배하고 있어 등기이사 여부와 시기는 경영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등기이사 복귀는 사법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서두를 사안이 아니'라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닌 상황에서도 충분히 책임경영을 하고 있어 무리하게 복귀할 필요성이 없다는 얘기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0월 27일 미등기 임원 신분으로 회장직에 승진했다. 당시 '책임경영'을 두고 논란이 가열된 바 있다.  

미등기 임원은 등기 임원과 달리 법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적 의사 결정을 직접 내리지 않는다.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처벌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인 경우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참여연대는 "미등기 임원인 이재용 회장은 권한은 행사하면서 법적 책임은 지지 않게 돼, 삼성이 주장하는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여전히 명분 차원에서 등기임원은 수순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재용 회장 승진 이유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를 강조했지만 미등기 임원은 명분에서 아쉬운 대목"이라며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해 일단 차선책을 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재용 회장(왼쪽 세번째)이 최근 미국 출장 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 네번째)와 만난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과거 등기 임원이었으나 '사법리스크'로 인해 물러난 이력이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27일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후 국정농단 사건 등 사법리스크에 직면하자 사내이사직을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용 회장은 2019년 10월 26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후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여러차례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곤 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1월 임시 주주총회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 이사로 선임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은 현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재판을 거의 매주 받고 있다. 이 재판은 2020년 10월 시작돼 2년 반 넘게 진행된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 예상되면 1심 재판 결과 여부가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지난 4월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에 대해 "아직 정리된 의견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준법감시위는 국정농단 사태 후 탄생한 독립 조직이라는 점에서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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