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참여한 전경련 '갓생 한끼'에 이재용·최태원·구광모 신중론 우세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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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참여한 전경련 '갓생 한끼'에 이재용·최태원·구광모 신중론 우세한 이유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5.30 0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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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지난 25일 '갓생 한끼' 첫 주자로 MZ세대와 소통 나서
..."오전 6시30쯤 회사 출근해 일하고 오후엔 현장 가서 소통"
..."기아가 어려웠을 때 은행 찾아다니며 돈도 많이 꿔봤다"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입장이라 전경련 행사 참여 제한적
- 이재용, 사법 리스크 등 여건상 현재론 참여 힘들 듯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최 '갓생(God生) 한끼'에 첫 주자로 나서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참여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전경련 행사에 참석한 것은 4대 그룹의 재가입 여부 등 관심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최태원 회장의 경우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어 전경련 '갓생 한끼' 참여는 쉽지 않아 보이고, 이재용 회장과 구광모 회장도 여건 상 고민이 클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갓생'(God生)은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적이고 계획적인 바른 생활을 실천한다는 뜻을 담은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유행어다. 전경련은 '갓생 한끼'라는 이름으로 기업인과 MZ세대 간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정의선 회장은 "갓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본다"며 "본인이 원하는 가치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집중하는 게 갓생을 사는 게 아닌가 싶다"고 갓생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전경련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격인 '갓생 한끼'의 첫 행사를 열었다. 

이날 정의선 회장과 개그맨 노홍철 (주)노홍철천재 대표, 박재욱 쏘카 대표는 MZ 청년 30명과 햄버거 식사를 하며 '꿈을 위한 갓생(God生) 그리고 불굴(不屈, Tenacity)' 주제로 대화에 나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경련 '갓생 한끼' 참석자들과 인증샷을 찍고 있다. [사진=전경련]

전경련은 참가 신청자 1200여명이 제출한 재능 기부 계획서를 기준으로 선발했다. 이들은 파워포인트(PPT)는 물론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기 위해 자전거타기, 댄스 등 동영상을 찍어 보냈다. '버핏과의 점심'은 경매 방식으로 낙찰자가 돈을 지불하지만, '갓생 한끼'는 3개월 내 재능기부 실천으로 점심값을 대신한다. 

정의선 회장은 MZ세대에게 "저는 사실 여러분 나이와 비슷한 자녀가 있다. 그래서 저희 아이들 친구들과 함께 술도 한잔하고 얘기하고 그래서 낯설지 않다"며 “회사에서도 직원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편이고 가끔 대학도 가서 얘기하고 그래서 아주 기대가 된다. 오늘 많이 듣고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정의선 "저희 해외사업장이 거의 56개국 정도 될 텐데...(경영진 함께 챙겨도) 모자랄 지경이라서 출장이 많다"

또 정의선 회장은 '아침형 인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루 스케줄'에 대한 질문에 "오후 9시 반에 자서 오전 5시쯤 일어나고 출근은 오전 6시30쯤 한다"며 "오전엔 주로 회사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현장 같은 데 가거나 사람 만나서 얘기를 듣는다. 운동은 하루에 서너 번 정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침밥은 조금 먹는 편"이라고 답했다. 

정의선 회장은 '해외 출장을 자주 가는 이유' 질문에 대해 "저희 해외사업장이 워낙 많다"며 "생산도 그렇고 판매도 그렇고 거의 56개국 정도 될 텐데 거기를 저도 챙기고 저희 사장님들도 가고, 그래도 모자랄 지경이라서 출장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자신의 꿈'에 대해선 "차를 잘 만들어서 여러분이 잘 타시고 실생활에 도움이 돼서 원하시는 더 큰 일을 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게 꿈"이라고 답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중꺾마(중요한 건 꺽이지 않는 마음) 언제 느껴봤나' 질문엔 "기아가 많이 어려웠을 때다. 정말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기 때문에 은행을 찾아다니며 돈도 많이 꿔봤다"며 "제일 중요한 건 내부 팀워크다. 제일 위의 조직부터 공장 생산, 판매 등이 서로 똘똘 뭉쳐야 이겨낼 수 있기 때문에 그때 배운 게 컸던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정의선 회장이 '갓생 한기' 참석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전경련]

참석자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 참석자는 "회장님을 평소 뉴스 같은 곳에서만 보다 보니 멀게만 느껴졌는데, 오늘 직접 뵙고 대화해보니 소탈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다"며 "회장님의 미래 비전에 대한 인사이트와 확신, 열정 그리고 정말 열심히 사시는구나 하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완전 '갓의선'"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앞으로 분기별로 '갓생 한끼'를 개최하는 등 MZ세대와의 소통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이 1호 주자로 참여한 만큼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의 참여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입장이기 때문에 경쟁 경제단체라 할 수 있는 전경련 행사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다수 의견이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회장과 구광모 회장도 사법 리스크, 기업 실적 등 여러 당면 과제로 인해 당장 참여하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재용 회장은 대표이사 CEO가 아니고 현재 사법 리스크, 삼성전자 실적 등 여러 현안이 많아 우선순위에서 현재로는 시기적으로 참여가 적합치 않을 것 같다"며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 문제는 회비 문제와 결부돼 고민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MZ세대와 소통을 중시하고 있어 전경련 행사 참여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예상도 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향후 8월까지 6개월 한시적 기간 동안 중책을 맡은 만큼 급하지만 4대 그룹 입장은 명분 등을 고려할 때 온도차가 있을 수 있다.

김병준 직무대행은 지난 18일 전경련-한국경제연구원 통합 등 혁신안 발표에서 "개혁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단단히 하는 기구로 거듭나면 4대 그룹도 자연스럽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면서 "우리의 개혁이 4대 그룹과 별개로 하는 작업은 아니며 실무자를 중심으로 상당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4대 그룹은 전경련과의 관계에 대해 대부분 신중론에 무게를 두고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4대 그룹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한 상태다.

한편, 정의선 회장은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웃으며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갓생 한끼' 참석이 전경련 재가입 의미로 봐도 되는 지 질문에는 "수고하셨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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