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4대 그룹, 전경련 복귀 길 열렸다···"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참여 여부 함께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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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현대차·LG 4대 그룹, 전경련 복귀 길 열렸다···"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참여 여부 함께 할 듯"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5.23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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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한경연 합병 총회에 4대 그룹 참여...한국경제인연합회 출범
...한경연 회원사인 4대 그룹이 전경련 회원사로 자연스럽게 승계
- 이재용 등 4대 그룹 총수, 전경련 주도 일본 및 미국 경제사절단 참여
...정의선, 25일 전경련 주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행사에 참가
- 김병준 "4대 그룹도 전경련의 개혁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

삼성·SK·현대자동차·LG 4대 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의 길이 열렸다.

이들 그룹의 재가입 논의는 전경련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통합 일정에 맞춰 이뤄질 전망이다. 이어 4대 그룹 총수의 회장단 참여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경련은 "한경연을 흡수 통합해 전경련을 한국경제인협회로 재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김동한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4대 그룹이 빠진 전경련은 반쪽 짜리로 전락할 수 있어 경제단체 대표성 차원에서도 4대 그룹의 참여는 중요하다"며 "다만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을 탈퇴한 만큼 4대 그룹 총수에게 부담이 클 수 있어 대승적 차원의 입정 정리를 위한 명분에서 고민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4대 그룹은 전경련과 한경연 합병 총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한경연과 통합 후 이름을 '한국경제인연합회'로 변경할 계획이다. 

총회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지난 2017년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이 총회 참석을 계기로 사실상 복귀 수순에 들어간 모양새다. 4대 그룹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전경련에서 탈퇴했지만 한경연에는 현재 남아 있기 때문. 한경연이 전경련과 통합되면 4대 그룹은 자연스럽게 통합단체 회원으로 승계되는 셈이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18일 파격적인 혁신안을 내놨다. 

우선 55년 만에 전경련의 이름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꾼다. 기존 11개사로 구성된 회장단을 젊은 오너 그룹도 참여시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전경련 영문 명칭인 'FKI(The Federation of Korean Industries)'는 그대로 사용한다.

특히 권력의 부당한 압력 차단, 싱크탱크형 글로벌 경제단체로의 전환,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윤리경영위원회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경련은 4대 그룹 복귀의 명분을 위해 권력에 대한 독립과 연구기관화를 표방한 셈이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앞서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전경련이 개혁안을 집행하는 과정이 있어 그럴듯해 보이면 4대 그룹은 자연스럽게 친화적이고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우리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소통을 하고 있고, 전경련 개혁 방향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것에 대해 4대 그룹도 파악하고 있다"며 "논의 과정에서 전경련의 개혁, 그 자체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교감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전경련, 1961년 '한국경제인협회'라는 이름으로 창립...55년 만에 다시 사용

전경련은 1961년 '한국경제인협회'라는 이름으로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경제계 싱크탱크를 표방하며 창립됐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아 4대 그룹이 중심이 돼 경제단체 '맏형'으로 성장시켰다. 정주영-최종현-구자경 등 4대 그룹 선대회장은 모두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 

4대 그룹은 그간 전경련의 혁신이 이뤄지면 재가입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전경련 혁신이 명분이 되는 것.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은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사업 참여 여부를 시점으로 더욱 촉발됐다. 전경련과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파트너십 기금'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하지만 4대 그룹은 아직 전경련 재가입이 조심스런 입장이다. 다만 4대 그룹은 최근 전경련 주도 경제사절단 해외 방문 행사에 자연스럽게 참석하는 등 거리감을 줄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지난 3월 전경련과 게이단렌이 주최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4대 그룹 총수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경련 주최로 열린 한미 경제인 행사에도 자리했다.

정의선 회장이 오는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전경련의 국민소통 프로젝트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갓생(God生) 한끼')에 참여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30여 명과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의 전경련 개별 공식 행사 참여는 현대차그룹이 2017년 2월 전경련 탈퇴한 지 6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경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어 전경련 재가입과 회장단 참여에서 부담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재계 1위 삼성이 가장 중요한 데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분도 있어 함께 행동할 전망"이라며 "전경련 회원 재가입은 정치적 이슈화 부담도 크기 때문에 일단은 기금 참여 등 명분과 대안을 고려해 참여방법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본다"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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