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미래파트너십 기금' 참여할까···김병준 "전경련 회원 관계없이 한일 경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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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미래파트너십 기금' 참여할까···김병준 "전경련 회원 관계없이 한일 경제협력"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5.11 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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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게이단렌, 10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사업 계획 발표
- 김병준, 국가적 차원 명분 내세워 4대 그룹 총수 참여 총력전
- 전경련, 25일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첫 행사에 정의선 참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도하는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사업에 참여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4대 그룹의 미래파트너십 기금 참여는 물론 전경련 재가입에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전경련과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10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파트너십 기금'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 등 4대 그룹의 참여가 핵심 성공요인으로 떠올랐다. 

두 단체는 미래파트너십 기금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동 운영위원회·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3월 '미래파트너십'을 조성하겠다는 발표에 이은 후속조치다. 

전경련이 10억원, 게이단렌은 1억엔(약 10억원)을 각각 한국과 일본에 설립하는 재단에 출연한다. 공동 운영위원장은 양 단체 회장인 김병준 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이 맡는다. 운영위원은 한국측에서 김윤 전경련 부회장(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전경련 부회장(코오롱 명예회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가 참여한다. 

4대 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 당시 전경련 주도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모습 

중요한 관건은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의 전경련 주도 미래파트너십 기금 등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 

김병준 직무대행은 "젊은 인재 교류, 산업 협력에 관한 문제는 전경련 회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 국민, 전 산업체, 전 경제계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한일 협력을 통해 양국의 산업, 경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면 전경련 멤버가 되는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했지만 기금 참여는 회원이 아니더라도 참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기금 참여는 각 기업이 자발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미래파트너십 기금을 통한 한일 경제협력이 국가적 차원의 문제라는 명분을 내세운 셈이다. 

김병준 직무대행은 "지난 한일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때에도 전경련이 주도해서 재계회의를 열었지만 이는 전경련의 것이 아니고 국가 전체의 것이기 때문에 4대 그룹도 기꺼이 참석했다"며 "마찬가지로 기금의 모든 사업은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문이 닫혀있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전경련은 3월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 행사 등을 주도했는데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동행한 바 있다. 전경련 회원은 아니어도 전경련이 주도하는 국가적 차원 프로젝트에 4대 그룹 총수가 참여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취지다.  

재계에선 양국 경제 협력의 주요 대상에 반도체 공급망 강화, 자원·에너지 안보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4대 그룹의 참여가 기금 사업의 성공 요인이라는 평가다. 

김동한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4대 그룹이 빠진 기금은 반쪽 짜리로 전락할 수 있어 경제단체 대표성 차원에서도 4대 그룹의 참여는 중요하다"며 "다만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을 탈퇴한 만큼 4대 그룹 총수에게 부담이 클 수 있어 대승적 차원의 입정 정리를 위한 명분에서 고민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4대 그룹은 지난 2016년 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자 2017년 전후로 회원사에서 탈퇴했다. 전경련은 당시 4대 그룹 등 주요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나 국정농단 사태 후폭풍에 휘말렸다. 

"전경련 회원 재가입은 정치적 이슈화 부담도 커 일단은 기금 참여 등 명분과 대안 모색할 듯"

전경련은 4대 그룹 총수의 전경련 참여 기반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25일 전경련이 주최하는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갓생 한 끼'에 첫 번째 주인공으로 참석하기 때문. 김병준 직무대행의 첫 번째 국민 소통 프로그램으로,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의 소통과 재능기부를 통한 선한 사회적 영향력 확산이 취지이다. 

정의선 회장의 전경련 개별 공식 행사 참여는 현대차그룹이 2017년 2월 전경련 탈퇴한 지 6년 만에 처음이다. 중요한 것은 정의선 회장에 이어 4대 그룹 총수의 전경련 행사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병준 직무대행은 "기업들의 선한 사회적 영향력 확산과 국민들의 소통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다음 순서도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영향력 있는 분을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등 또 다른 4대 그룹 총수의 참여 가능성을 염두해둔 발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참석한 대한상공회의소 주도 경제계 신년인사회 모습

김병준 직무대행은 4대 그룹은 전경련 회원 가입에 최종 목표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병준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이라서 4대 그룹 총수에게 부담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부정적 여론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 또한 전경련 회원사가 되면 이재용 회장 등 총수가 회장단에 참여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어 경제단체 경쟁자 전경련 가입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재계 1위 삼성이 가장 중요한 데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분도 있어 함께 행동할 전망"이라며 "전경련 회원 재가입은 정치적 이슈화 부담도 크기 때문에 일단은 기금 참여 등 명분과 대안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참여방법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본다"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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