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인건비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상' VS 현대차·기아 '느긋'..."일부 전자업체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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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인건비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상' VS 현대차·기아 '느긋'..."일부 전자업체 구조조정"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5.26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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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XO연구소, 2018~2023년 1분기 매출 대비 인건비 변동 조사
- 삼성전자 작년 7.9%→올해 10.1%.…·5년 만에 첫 10%대
- SK하이닉스는 1년 새 6.8%P↑…현대차 3.8, 기아 2.5%P↓
- LG전자, 전자업체 중 인건비율 낮아져...1분기 영업이익 '최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전자업체들이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인건비율)이 10%를 돌파하면서 일부 구조조정 등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 인건비율은 5년 만에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또한 전자업계 인건비율은 SK하이닉스 19%, LG디스플레이 16%, 삼성전기 23% LG전자 15% 등에 달했다. 

반면 자동차업계는 현대자동차 10%, 기아 9%, 현대모비스 4% 등 인건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5일 '2018년~2023년 각 년도 1분기 기준 전자 및 자동차 주요 대기업 인건비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각 년도 1분기 매출과 인건비, 영업손익 등을 파악해 분석했는데, 매출 등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인건비는 각 기업의 재무제표 주석에 기재된 성격별 비용 항목 등에 기재된 인건비(급여와 퇴직급여) 금액으로 계산했다. 인건비 비율(인건비율)은 각 1분기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LG전자를 제외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4곳은 작년 1분기 동기 대비 올해 인건비율이 일제히 증가했다. 특히 이들 4개 기업의 공통점은 올해 1분기 인건비율이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8년 1분기 기준 매출은 42조6069억원이고 성격별 비용 항목에 기재된 인건비 규모는 2조7829억원 수준이었다. 당시 인건비율은 6.5%에 불과했다. 이후 2019년 8.3%→2020년 8%→2021년 8.4%→2022년 7.9%로 5년간 인건비율은 8% 내외 수준에서 움직였다. 그러던 것이 올해 1분기에는 10.1%로 처음으로 10% 벽을 넘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 2018년 동기 보다 낮은 42조1686억 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인건비 규모는 4조2559억원으로 2018년 2조원대보다 2배 정도 많아졌다. 매출은 되레 줄었는데 인건비 규모는 커졌다는 얘기다. 결국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형국이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인건비율은 작년 동기 대비 2.2%P 높아졌고,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3.6%P나 상승했다. 

더 심각한 것은 올해 1분기 4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영업적자를 봤다는 점이다. 연결 재무제표로만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6400억 원 정도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3조9087억원이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분기 때 영업이익이 11조2008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인건비 부담이 더 커졌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1분기 매출은 8조7458억원 정도이고, 당시 인건비 규모는 7143억원 수준으로 인건비율은 8.2% 정도였다. 이후 2019년 11.6%→2020년 10.8%→2021년 10.7%→2022년 12.3%를 기록했다. 

그간 1년 단위별 인건비율 증감률은 1%P대에서 움직였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인건비율은 19.1%로 전년 동기 대비 6.8%P나 크게 올랐다. 

인건비율만 놓고 보면 지난 2018년 1분기와 비교해 10.9%P나 급증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4434억원으로 2018년 1분기 당시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인건비 규모는 2018년 때보다 1300억원 이상 많았다. 매출 규모에 비해 인건비 지출이 많아졌다는 것. 

문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영업손익이 2조2765억원 이상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작년 1분기 때 2조9800억 원 이상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경영 성적이 급격히 나빠졌다. 

트렌드포스 "D램 반도체, 3분기 연속 하락"..."지속적인 공급 과잉 문제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D램 반도체 가격 급감 영향이 컸다. 

25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업계 매출액이 96억6300만 달러를 기록, 전분기 122억6900만 달러 대비 21.2% 감소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 23억1200만 달러로, 전분기 33억8600만 달러에 비해 31.7%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41억7000만 달러로, 전분기 55억4000만 달러에 비해 24.7% 떨어졌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연속 하락"이라며 "지속적인 공급 과잉 문제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도 최근 1년 새 인건비율이 작년 1분기 대비 3.7~6.2%P 상승함과 동시에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인건비율을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1분기 인건비율이 13.5%였다. 이후 2019년 11.7%→2020년 11.5%→2021년 9.3%로 인건비율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작년 1분기에는 9.8%로 전년 동기간 대비 소폭 오른 것에 그쳤는데,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대비 6.2%P 높아지며 인건비율이 16%까지 치솟았다. 무엇보다, 올해 1분기 영업적자액만 1조5000억원이 넘다 보니 향후 생존 경영을 위한 치열한 경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작년 1분기 인건비율은 19.5%였는데, 올해 23.2%로 1년 새 3.7%P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인건비율이다. 지난 2019년(21.9%), 2020년(22.2%), 2021년(22.8%) 1분기 때 인건비율이 20% 이상 기록했던 것을 고려해보면 그나마 인건비율에 대한 충격파는 다소 덜했다. 

LG전자의 경우는 올해 1분기 인건비율은 전년 동기간 대비 3.1%P나 하락해 주목받고 있다. 올해 1분기 인건비율은 15.6%로, 지난 2021년(16.1%)과 2022년(18.7%) 1분기 때보다 낮았다. 최근 1년 새 1분기 인건비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작년 1분기 매출이 8조926억 원에서 올해 동기간에 7조1948억원으로 11.1% 떨어진 반면, 인건비는 1조5126억원에서 1조1215억원으로 25.9%나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4곳은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지만, LG전자는 매출보다 인건비를 더 많이 낮춰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간 셈이다. 

이런 결과로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연결재무제표 상 영업이익은 1조4973억원으로 1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5개 주요 전자업체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규모다. 

현대차를 비롯 기아와 현대모비스와 같은 자동차 업계의 인건비 상황은 전혀 달랐다. 주요 3개 자동차 회사의 올해 1분기 인건비율은 지난 2018년 이후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8년 14.8%에서 작년 10%로 4.8%포인트 하락했다. 기아는 2018년 13.8%에서 올해 9.1%로 4.7%포인트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도 같은 기간 5.6%에서 4.2%로 1.4%포인트 낮아졌다.

앞으로 2분기 실적은 더욱 나빠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일부 전자업체의 연봉 삭감 및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높은 인건비 때문에 경영진의 시름이 깊었는데 올해는 전자업체들의 경영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상화은 역전됐다"며 "단기적으로 반도체 등 주요 전자업체들의 경우 인건비를 선제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낮추는 작업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다소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이후 경영 개선 흐름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올해 주요 전자업체의 직원 연봉은 5~10% 정도 작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하고, 일부 기업은 하반기에 인력 구조조정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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