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어닝 서프라이즈’ 기쁨도 잠시…문제는 2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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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 ‘어닝 서프라이즈’ 기쁨도 잠시…문제는 2분기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5.10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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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
다만 2분기 실적 불투명
증시 위축·부동산 충당금 부담
[출처=한국투자금융지주, Unsplash]
[출처=한국투자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을 거뒀다. 증시 거래대금 회복, 금리 안정화 등에 증권 자회사 실적이 개선됐고,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 비증권 계열사 전반이 고른 성장을 거둔 배경이다.

다만 2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SG(소시에테제네럴)사태 이후 투심이 위축되면서 증권사 주식 위탁매매 수익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늘어나는 등 충당금 부담도 존재한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잠정 영업이익 323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컨센서스 2344억원을 22.17% 뛰어넘는 규모다. 지배주주 순이익은 동기간 360.2% 증가한 3012억원이다.

작년 금리인상 등에 주춤했던 주력 계열사 한국투자증권이 기지개를 켰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분기 대비 171% 증가한 분기순이익 2621억원을 거뒀다. 증시 거래대금 회복에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두 사업 부문은 1분기 각 전분기 대비 28.9%, 18.8% 증가한 692억원, 518억원의 영업순수익을 기록했다.

금리 안정화에 운용 부문 수익도 불어났다. 전분기대비 196.6% 늘어난 2434억원이다. 부동산 경기저하에 흔들리던 IB 부문은 지난 분기 영업순수익 -318억원에서 1분기 76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에 따라 자기자본도 8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분기 대비 약 1조원 늘어난 7.6조원이다. 8조원 돌파 시 IMA(종합투자계좌) 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기대할 수 있다.

자산운용 자회사 성장세도 돋보였다. 자산운용사 3사(한투운용·리얼에셋·밸류운용) 합산 AUM(운용자산)은 1분기 55.6조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대비 1.2조원 늘어난 규모다.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PE) 자회사 AUM은 합산 7.8조원으로 작년 대비 3000억원, 2020년 대비 2조원 늘어났다.

저축은행, 캐피탈 자회사는 1분기 모두 흑자를 거뒀다. 각각 분기순이익 157억원, 321억원을 거뒀다. 저축은행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캐피탈은 44억원(15.8%)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비증권 계열사의 세전이익 기여도는 24.2%로 전년 동기 대비 6.2%p 증가했다.

[출처=SOCIETE GENERALE]
[출처=SOCIETE GENERALE]

다만 2분기 실적에 대한 이른 우려가 나온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이후 투심이 위축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정체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1분기 한국투자증권의 전체 영업수익 중 브로커리지 이익은 약 15%를 차지한다.

1분기 저축은행, 캐피탈 자회사의 성장세가 한 차례 꺾인 점도 변수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여수신 잔고는 1분기 각 6.9조원, 7.54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9%, 4.4% 감소했다. 한국투자캐피탈 영업잔고는 같은 기간 6.4% 감소한 4.85조원이다.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충당금 부담도 관건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연체율은 3.7%로 전분기 대비 32%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3.5%로 같은 기간 34% 늘어났다.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은 “현재는 실적 호조가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기 힘든 상황”이라며 “또한 국내 거래대금의 확대 지속 여부는 미지수이며, 매 분기 증권 및 계열사 충당금을 쌓을 예정으로 향후에도 1분기와 같은 양호한 실적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 이홍재 연구원은 “한투증권뿐 아니라 지주 계열사 전체적으로 부동산 금융 의존도가 다소 높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이 상존한다”며 “다만 높은 부동산 금융 의존도에도 불구하고 IB 관련 실적의 전년 대비 하락 폭이 경쟁사에 비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등 당초 우려보다 양호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 주가는 고개를 못 들고 있다. 9일 종가 기준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 1달간 3.7%(2000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권사 10곳으로 구성된 KRX 증권지수는 2.4%(14.29원)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통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디지털 혁신을 강화하며 시장 변화에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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