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은 줄고 PF 리스크는 늘고...OK 등 대형 저축은행 곳곳에서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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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은 줄고 PF 리스크는 늘고...OK 등 대형 저축은행 곳곳에서 '경고음'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3.04.2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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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저축은행 수신잔액 한달 새 2조 가까이 감소
연체율 등 부동산PF 관련 자선건전성 지표도 악화
중소형 뿐만 아니라 대형 저축은행서도 '경고음'
정부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강화정책과 양도세 중과세율 실행으로 거래절벽이 현실화 돼 전국 주택매매 가격 상승세가 넉 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저축은행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 급증.

금융불안 속 시중금리 하락으로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도 크게 확대되면서 MS, 대아 등 중소형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대형 저축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 인하, 불안 심리 등으로 저축은행 업권의 경영난이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2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지난 2월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18조9529억원으로 지난 1월(120조7854억원) 대비 1조8325억원 줄었다. 

고공 행진했던 저축은행의 파킹통장 및 정기예금 금리가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전환하면서 예적금에 있던 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애큐온저축은행은 파킹통장인 ‘머니쪼개기 통장’ 금리를 기존 4.3%에서 4.1%로 낮췄다. 현재 3.2%까지 떨어졌다. 

OK저축은행 파킹통장 ‘OK읏백만통장Ⅱ’.

지난해 12월 26일 출시한 OK저축은행 파킹통장 ‘OK읏백만통장Ⅱ’은 지난 2월 1일, 2월 20일, 3월 6일 총 3번에 걸쳐 하향 조정했다.  

해당 통장은 초기에 500만원까지 최고 연 5%의 금리를 제공했지만, 시중금리 인하로 현재 연 4.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던 500만원 초과 2000만원 이하와 2000만원 초과분의 경우 각각 연 3.5%, 3.0%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수신잔액 감소가 부동산PF 리스크 등 부정적인 요소를 더 크게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중금리 인하로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지난해 12월(120조2384억원)과 올해 1월(120조7854억원)까지만 해도 수신잔액이 120조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의 파산 이후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저축은행에서만 한달 새 2조원에 가까운 수신액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2월 상호금융 수신잔액은 466조3582억원으로 3.6% 증가했다. 새마을금고는 8.4% 확대된 265조2700억원, 신용협동조합은 6.8% 늘어난 135조7369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은 그간 부동산PF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해왔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최대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부동산PF 관련된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비은행권 전체의 부동산PF 익스포저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1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고, 이 중 저축은행 규모가 249.8%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체 업권 중 여전사(432.6% 증가) 다음으로 높은 수치이다. 

상위 10위권 내 저축은행의 부동사PF 대출 평균 연체율은 2021년 말 기준 0.81%에서 2022년 말 1.98%로 약 2.4배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상상인저축은행이 5.03%로 상위 10위권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그 다음은 OK저축(4.09%), KB저축(3.37%), 다올저축(3.30%), 한국투자저축(2.86%) 순이다.

대표적인 은행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낮아졌다. 지난해 79개 저축은행 평균 BIS 비율은 13.25%로 전년 말(13.3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BIS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저축은행 3사 중에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 중 하나인 한국투자저축은행(9.77%)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중소형 저축은행 대아상호저축은행과 MS상호저축은행의 BIS비율은 9.42%, 9.67%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은 금융감독원 감독규정에 따라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대해 최저 BIS비율 8% 이상, 자산 1조원 미만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최저 BIS비율 7% 이상을 규정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부동산PF 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금융당국의 추가 조치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잠재위험의 현실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저축은행에 BIS기준 자본비율 11.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저축은행을 향한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부동산PF 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지난 12일 웰컴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에서 1조원대 부동산PF 결손으로 지급정지 예정이니 전액 인출이 요망된다는 악성 루머가 돌아 시장의 혼란을 유발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고객 문의는 있었지만 충분한 설명과 빠른 공지로 (여수신 부문에서)큰 변동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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