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투자 성향은”…금투업계, MBTI 마케팅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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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투자 성향은”…금투업계, MBTI 마케팅 불꽃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3.29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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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10명 중 9명 MBTI 경험
금투업계 ‘투자 MBTI’ 서비스 경쟁
상품권유 외 소비자 보호기능 겸비
[출처=한국조폐공사]

MZ세대 고객을 노린 금융투자업계 ‘MBTI’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단순 놀이, 상품 권유 역할 밖에도 정밀한 투자성향 분석을 통한 소비자보호 기능을 겸비한 서비스가 나온다. 투자유형 산출 방식도 설문조사를 넘어 실제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등 개선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는 MZ세대가 즐겨 찾는 심리 테스트 중 하나다. 외향과 내향, 감각과 직관 등 지표에 따라 16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분류한다. 직관적으로 성격을 파악하고, 유형별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지난 2021년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행한 조사에서 18~29세 국민 90%가 MBTI 검사를 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런 배경에 금융투자업계도 MBTI에 관심 보이고 있다. 투자성향 분석에 접목해 고객별 위험부담을 낮출 수 있고, 적합한 자사 상품 권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MZ세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존재한다.

투자성향 분석은 금투업계에겐 익숙한 과제다. 자본시장법(제46조)에 따라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을 가입·권유하기 위해 연령대, 투자 가능 기간 등 7가지 항목으로 이뤄진 투자성향 분석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고객의 투자성향이 안정형(5등급)으로 분류될 시 금투업자는 고위험 상품을 권유할 수 없다. 다만 고객의 의사에 따라 투자성향을 뛰어넘는 고위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금투업계가 내놓은 투자 MBTI 테스트는 ‘놀이’ 요소 밖에도 자발적으로 자신의 투자성향을 점검한다는 측면에서 소비자 보호기능을 겸하고 있다.

[출처=국민은행]

가장 발 빠르게 MBTI를 접목한 곳은 은행권이다. ▲하나은행 '부자 MBTI', ▲신한은행 'SFTI(Shinhan Financial Type Indicator)', ▲KB국민은행 'WMTI(Wealth Management Type Indicator)' 등이다.

투자업계에서 선도적으로 대응한 회사는 NH투자증권이다. 지난 2021년 디지털 플랫폼 ‘투자가 문화로’를 공개했다. 플랫폼 내 솔루션 센터 안에서 투자성향 MBTI 진단을 통해 투자 유형 및 유형별 전문가 조언을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MZ세대들에게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런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투자가 문화로’를 통해 NH투자증권은 미래 주요 고객층인 MZ세대와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연금투자 성향을 분석하는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초 고객이 투자성향과 소득, 연령 등을 입력하면 55개 유형을 세분화해 유형별 펀드 및 비중을 제시하는 ‘연금 MBTI’를 공개했다.

삼성증권은 이밖에도 MBTI를 접목한 투자 콘텐츠 ‘MBTI 투자토크쇼’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하는 등 MZ 고객과의 소통을 꾸준히 잇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실제 투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성향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고객 주관이 개입하는 설문조사가 가진 한계를 극복한다는 차별점을 가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부터 ‘투자 MBTI’ 서비스를 개시한다. 고객의 최근 6개월 주식매매 내력을 분석해 14개 투자유형을 제시한다. 투자자는 유형별 특징을 비롯해 같은 유형의 투자고수 매수보유종목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최영목 디지털본부장은 "단순 설문 방식이 아닌 실제 투자 패턴을 기반으로 분석하는 만큼 보다 세분화된 투자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투자 유형과 기능 업데이트뿐 아니라 금융상품으로 분석범위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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