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상태 악화일로 '인니 KB부코핀은행'...흑자전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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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상태 악화일로 '인니 KB부코핀은행'...흑자전환 가능할까?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3.03.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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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BCC은행' 투자 실패 재현되나?
부코핀은행 유증 한도 1조원까지 확대, 지난해 충당금 5700억원
KB금융노조, "2조원 가까운 자본투자...누적 적자 7000억원"
KB부코핀 은행.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법인 'KB부코핀은행'에 작년 한 해 동안에만 수천억원의 자본을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정상화가 요원해지는 모습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9천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한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인수 실패 사례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BCC은행의 경우 2008년 인수 이후 6년여간 수천억원을 투입해 정상화에 힘썻지만, 결국 실패한 사례였다"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오버뱅킹 이슈를 비롯해 낙후된 시스템·종교·정치 등 애로사항이 많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1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KB부코핀은행이 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1년 27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KB금융지주 계열사 대부분이 진출해 시장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공략에 있어 중요한 요충지이다. 

KB부코핀은행의 부진은 KB금융지주의 실적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4조4133억원의 잠정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나 부코핀 은행 부실 확대에 따른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을 이유로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서영호 KB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부코핀 은행 부실과 관련해 "4분기 중 적립한 대손충당금이 연결 기준 5700억원 수준"이라며 "부코핀 전체 고정이하여신(NPL) 금액보다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추가로 적립한 충당금이 향후 추가 부실 여신을 흡수하기에 충분하다"며 "향후 부코핀은행 또는 해외 자회사에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와 미래 성장을 위한 3단계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올해까지 잔여 부실자산을 정리해 우량은행 전환의 발판을 마련하고, IT 중추 사업인 차세대은행시스템(NGBS)을 도입해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조남훈 글로벌전략총괄 전무는 "부코핀은행의 정상화가 당초 계획보다 2~3년 정도 일정이 늦어졌다"며 "흑자 전환은 2025년,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여는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부코핀은행의 경우 투자실패라고 지적하며 임경종 전(前) 수은인니금융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노조 측은 "부코핀은행에 2조원에 가까운 자본투자에, 이미 누적 적자가 7000억원에 달하는 등 역대급 해외투자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KB금융 이사회는 총 5차례 진행된 투자 안건 심의에서 단 한 명의 반대도 없이 모든 안건에 대해 전원 찬성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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