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금융지주 '탈출 러시'...관치금융이 화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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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금융지주 '탈출 러시'...관치금융이 화 불렀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3.02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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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확대 제동 걸려...금융지주 주가 약세
외국인 투자자 유치 대책, 실효성은 의문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금융지주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탈출 러시'를 감행한 이유를 놓고 '관치금융'을 가장 먼저 꼽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됐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관치금융을 우려해 금융지주 주식을 매도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4대 금융지주사의 주가가 한 달 만에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KB금융은 지난 1월 6만700원까지 오르며 연초 대비 27.5%나 상승했다. 하지만 오늘 기준 5만900원까지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역시 주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지주 주가가 하락한 원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탈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월 27일까지 KB금융 주식을 1504억원 팔아치웠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관치금융을 거론하며 금융당국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초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돼 주가가 상승세를 탔지만 정부가 은행의 공공재 성격을 강조한 탓에 배당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배당 확대 자제를 주문하며 금융지주의 주식이 가진 매력도가 떨어졌다"면서 "관치금융이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금융지주 주가가 회복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금융위는 외국인 투자자 사전 등록제를 30여 년 만에 폐지했다. 더불어 내년부터는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상장법인에 대한 영문공시도 의무화하는 내용을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올해는 자본시장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끌어올리고 실물 분야의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우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와 같은 대책을 놓고 절차상의 편의성만 높아질 뿐 금융지주 주식의 매력도를 높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지주 주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어지기 전에는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뒤를 따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 과점 체제를 손보기 위한 은행 제도 개선 TF 결과가 발표되는 6월까지는 반등도 제한적일 전망"이라면서 "금리산정체계 개편 예고 등과 같은 여러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어 은행주를 둘러싼 불확성이 커지는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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