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융자 금리인하 움직임에…‘눈속임’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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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금리인하 움직임에…‘눈속임’ 경계해야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2.16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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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신용융자 금리인하 신호탄
尹 정부 ‘이자장사’ 비판에…줄인하 전망
“최고금리만 낮추는 눈속임 경계해야”
[출처=Unsplash]<br>
[출처=Unsplash]

한국투자증권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신호탄을 쐈다. 정부가 금융권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인 만큼 다른 증권사들의 줄인하가 예측된다. 이 가운데 최고금리만 낮추는 ‘눈속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 서비스는 레버리지 투자자를 위한 상품으로 1달 이내 단기금리가 중요한 지표”라며 “90일 이상 금리를 낮춘들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말부터 고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30일 초과 이자율을 현행 9.9%에서 9.5%로 0.4%p 낮춘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증시 및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 판단했다”며 “고객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금융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자율을 인하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경쟁사도 내부적으로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한 곳은 아직까지 부재한다.

앞서 증권업계는 연초 신용융자 이자율을 최대 10%대까지 인상하며 ‘이자장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16일 기준 29개 증권사 평균 신용거래융자 금리(90일 초과분)는 연 9%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신용대출 금리는 연 5~6%다.

이 같은 배경에 금융정의연대는 논평을 내고 “(지난 3분기 기준) 한국증권금융에서 3%로 조달하고 대출해줄 때는 최대 9%대를 받는다”라며 “(비교공시가 불필요한 등의)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도 넘은 이자장사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 [출처=대통령실]<br>
윤석열 대통령. [출처=대통령실]

금융당국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공시방식을 개선한다고 밝히는 등 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을 더하면서 증권사들도 제재 가시권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업계 내부적으로 이자율 인하 움직임이 감지되는 가운데 최고금리(90일 초과분)만을 낮추는 게 눈속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단기 레버리지 투자를 위한 대출인 만큼 90일을 초과해서 사용하는 고객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고객 대부분은 단기간 내 수익을 예측하고 레버리지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라며 “90일 넘도록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하는 투자자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금리를 낮춘 한국투자증권은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단기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1~7일 기간 금리는 4%로 전체 29개 증권사 중 세 번째로 낮다. 가장 낮은 곳은 현대차증권, 상상인증권 3.9%다.

반면 단기금리(1~7일)가 가장 높은 상위 3개 증권사는 신영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이다. 각각 9%, 7.9%, 7.5%다. 한국투자증권의 두 배 수준이다.

최근 최고 금리가 10%를 넘기면서 비판의 중심에 선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1~7일 기간 금리는 각각 5.1%, 5.05%로 전체 29개 증권사 중 4, 5번째로 낮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90일 초과 금리만 낮추고 비판을 면하는 건 분명한 눈속임”이라며 “과도하게 높은 단기금리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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