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이정훈 입지 단단해진다...지배구조 개선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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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이정훈 입지 단단해진다...지배구조 개선은 숙제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2.10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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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회복 절실...이정훈, 지배구조 개선 나설까
실명계좌 계약 종료 앞둬...농협은행 의중 변수
이정훈 전 의장. [출처=빗썸]<br>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 [출처=빗썸]

빗썸 경영의 키를 쥔 것으로 알려진 강종현 씨와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의 희비가 갈렸다.  

두 인물 모두 사법 리스크에 노출돼 있었는데 강 씨의 경우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됐지만 이 전 의장은 최근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이 전 의장의 빗썸 내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배구조 개선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는 정치권 및 고객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면서 "사법리스크로 인해 낮아진 빗썸의 신뢰도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빗썸은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이니셜1호투자조합'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바이오젠과 버킷스튜디오의 경우 강종현 씨의 동생인 강지연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강지현씨는 빗썸코리아 사내이사를 맡으며 빗썸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정치권에서는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질자본의 유입 없이 장부상 가공자본을 창출해 기존 주주에게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면서 "그 정점에 있는 비상장회사는 자금 조달방식도 확인할 수 없고 자금 출처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국세청도 빗썸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세청 역시 빗썸의 지배구조를 의식하고 경영진 등의 탈세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 전 의장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의장의 재판은 이제 막 1심이 마무리됐을 뿐이고 항소심, 상고심이 남아있어 이 전 의장이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가 거듭되면서도 풀리지 않고 있는 빗썸의 오너리스크는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많은 고객들이 빗썸의 오너리스크를 우려해 타 거래소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빗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737억원, 영업이익 1517억원, 순이익 401억원을 거뒀는데, 2021년보다 매출은 63.7%, 영업이익은 76.2%, 순이익은 92.9% 줄어든 수치다.

더불어 오는 3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는 점도 빗썸에겐 숙제다. 빗썸은 실명계좌 계약 종료를 앞두고 인터넷은행과의 논의를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모두 타 거래소와 제휴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인터넷은행과의 제휴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빗썸이 농협은행과의 계약 연장을 고려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농협은행이 빗썸과의 제휴를 통해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농협은행이 빗썸과의 관계를 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보고 있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계속 잡음이 나오고 있는 점은 시중은행 및 인터넷은행이 빗썸과 제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빗썸 경영의 주도권을 쥔 이정훈 전 의장이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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