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 바다에서 일감 찾는다...해양 인프라 시장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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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 바다에서 일감 찾는다...해양 인프라 시장에 도전장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3.02.06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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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삼강엠앤티 ‘SK오션플랜트’로 이름 바꿔..."글로벌 해상풍력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킬 것"
- 현대건설, 네옴시티 옥사곤 등 겨냥해 日 해양 인프라 건설분야 세계적 석학 영입

조선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던 해양 인프라시장에 건설업체들이 도전장을 내기 시작했다. 국내 아파트 분양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면서 건설사들이 미래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탄소중립과 관련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해상풍력발전 시장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인 삼강엠앤티를 지난달 31일 SK오션플랜트로 재출범시키고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일부인 옥사곤 조감도 [사진=네옴컴퍼니]

한편, 국제 건설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다. 특히 옥사곤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미래형 복합 산업 단지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소와 공장 등이 유치될 계획인데, 사실상 네옴시티의 가장 핵심적인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네옴시티를 비롯해 최근 해상 부유식 인프라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세계적인 석학을 영입하는 등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삼강엠앤티, ‘SK오션플랜트’로 새 출발..."글로벌 해상풍력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킬 것"

SK에코플랜트(대표이사 박경일)는 지난달 31일 자회사인 삼강엠앤티를 SK오션플랜트로 이름을 바꿔 재출범시켰다. 

앞서 지난해 8월31일 4600억원을 들여 삼강엠앤티의 최대지분(30.61%)을 확보했다.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으로 1996년 설립돼 후육강관 및 조선, 플랜트 구조물을 생산한다. 또한 방위산업 기업으로 함정 건조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은 풍력터빈을 지탱하는 해상풍력 발전의 핵심 기자재로 해상의 열악한 환경조건을 20년 이상 견뎌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과 안정성이 필요하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난 1일 "해양플랜트·조선 전문기업 삼강엠앤티가 ‘SK오션플랜트’로 이름을 바꾸고 글로벌 탑티어 해상풍력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사명 변경을 계기로 세계 최고의 해상풍력 전문기업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함정 사업은 유지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방위산업을 포함해 기존 사업은 유지하는 기조에서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사업을 강화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상풍력은 육상풍력에 비해 터빈의 대형화와 발전단지의 대규모화가 가능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전력 생산에 필요한 비용도 빠르게 낮출 수 있다"면서 "바람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도 없고, 소음이나 경관훼손 등 육상풍력에 비해 수용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 해상풍력발전 시장규모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실제로 지난 2021년부터 오는 2025년 글로벌 신규 풍력 발전 전망에 따르면 육상풍력이 15.7%에 그친 반면 해상풍력은 113.4%로 가파른 상승세를 예고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 역시 글로벌 해상풍력 설비용량이 2020년 35GW 규모에서 2030년 270GW, 2050년 2000GW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 확장과 글로벌 거점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000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후육강관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 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은 물론 부유식 해상풍력과 해상변전소까지 해상풍력 전반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남 고성에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을 위한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그는 "모기업인 SK에코플랜트와의 시너지 확대도 기대된다"면서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사업개발, 핵심기자재 생산,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기술까지 자기완결적 밸류체인을 완비하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SK에코플랜트의 해상풍력 기반 그린수소 밸류체인 중에서도 핵심기업으로 손꼽힌다.  SK에코플랜트는 엔지니어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EPC(설계·조달·건설) 역량과 신속한 사업수행 능력도 완비하고 있다. SK오션플랜트와 함께 해상풍력부터 그린수소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이사는 “국내 최초 후육강관 국산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국내 최초 수출, 매출액 중 수출비중 91% 등 독보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조선-해양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 ‘바다에 미래를 심다’는 슬로건을 기치로 삼아 SK그룹의 일원으로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풍력 전문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네옴시티 옥사곤 등 겨냥해 日 해양 인프라 건설분야 세계적 석학 영입

현대건설은 해양 부유식 인프라 사업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는 근래 해수면 상승에 대한 대비, 해양환경 보존, 해양공간 개발 등 전 세계 건설 분야에서 부유식 인프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건설은 특히, 지난해 11월 방한했던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 건설 계획 중 48㎢에 달하는 해상 부유식 산업단지(옥사곤)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본 오사카대학과 규슈대학에서 36년간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재직한 가시와기 마사시 명예교수(오사카대·규슈대)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계적인 조선해양공학 전문가 가시와기 마사시 교수는 학계와 실무를 통해 축적한 지식과 경험, 기술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대건설의 해양 개발 사업을 확장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현대건설이 보유한 해양 인프라 건설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해상공항, 해상도시, 풍력발전 등 부유식 인프라 시장 전 영역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가시와기 마사시 교수는 해양항만기술 강국인 일본의 조선해양공학회(JASNAOE) 회장을 역임한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공학 석학으로, 1970년대부터 부유식 구조물을 연구한 일본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도쿄만 입구 요코스카 앞바다에서 거대 해상도시 건설을 위한 메가 플로트(MEGA-FLOAT)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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