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 박경일 SK에코플랜트사장, 취임 1년만에 ‘ESG에 진심인 건설회사란 이런 것’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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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리더스] 박경일 SK에코플랜트사장, 취임 1년만에 ‘ESG에 진심인 건설회사란 이런 것’ 보여줬다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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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기물, 수소연료전지, 해상풍력발전, 탄소배출권, 친환경 건설자재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만족할 성과’...ESG경영은 ‘돈 쓰는 것 아니라 돈 되는 것’ 증명
- ESG 강조하는 최태원 회장의 뒷배도 큰 힘...SK그룹, ESG 인지도 1위
- 올해 들어 두 번의 사전 IPO에서 1조원... 10월 상장 앞두고 ESG.수익성 두 마리 토끼 양손에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 조직 등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주(註)>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사진=SK그룹]

지난해 10월부터 SK에코플랜트 맡아 1년만에 국가대표 'ESG건설회사' 모델 만든 ESG리더

1년전인 지난해 10월1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에 임명된 박경일 사장은 내년으로 예정된 기업공개를 위해 ESG경영을 통한 SK에코플랜트의 이미지 변신을 주도하면서 ‘ESG에 진심인 건설회사란 이런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경일 사장은 신세기통신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SK텔레콤의 경영기획팀장과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SK에서 PM전략실장, SV(사회적가치)추진그룹장, 행복디자인센터장이라는 특이한 직책을 맡은 바 있다. 

SK그룹은 이때부터 박 사장을 ESG리더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ESG경영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방침이 자리하고 있다. 

박 사장은 SK그룹에서 투자전략과 M&A를 담당한 전문가로서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통한 환경기업으로의 체질개선이라는 중책을 맡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해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로 임명된 뒤 폐기물과 신재생에너지 기업 인수 등을 통해 친환경사업 분야 1위를 지향하는 전략을 추진해오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아파트 매출 비중 28.3%에 불과...타 건설사 대비 훨씬 적어

SK에코플랜트는 작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를 기록했지만, 다른 주요 건설사들과 달리 주택건설의 매출비중이 적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건축주택 비중이 28.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플랜트 55.5%, 인프라 15.6%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이전 문재인정부에서 집값이 폭등하면서 대다수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에 집중했던 것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어서 눈에 띈다. 

이는 박 사장의 ESG경영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환경에너지 플랜트 사업비중이 절반을 넘는 경우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박 사장은 내년에 SK에코플랜트를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해야 한다는 임무를 지녔다. 이를 위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는 책무가 있다. 

그가 올해 신년사에서  ‘성공적 IPO 달성을 위한 준비를 완성하는 해’로 선포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또한 이를 위해 기업공개를 앞두고 총 3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신사업 발굴과 기술혁신기업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파트 건설로 쉽게 돈버는 사업은 박 사장 염두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사장은 지난 1월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을 염두해 안전경영에도 힘을 쓰는 모습이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ESG센터장이 최고안전책임자(CSO)를 겸직하고 있으며, CEO 직속이다.

박경일 사장, 글로벌 배터리 소재기업 CNGR과 유럽 공동진출 추진

박 사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에서 글로벌 배터리 기업인 CNGR과 ‘배터리 순환경제를 위한 재활용 및 소재 공급 협력'을 위한 협약(Collabor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CNGR은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전구체를 만드는 기업으로 2014년 중국에서 설립됐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양극재 및 배터리 제조사에 전구체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전구체 시장 점유율 1위(약 22%)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원소재 확보를 위한 투자와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배터리 원소재 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의 유럽 투자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유럽 현지 배터리 재활용 및 전구체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에코플랜트는 CNGR과 배터리 순환경제 실현에 필수적인 폐배터리 재활용과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원소재 공급 활성화를 도모하고, 유럽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폐배터리로부터 회수한 희소금속 등을 배터리 제조에 다시 투입하는 완결적 순환체계(Closed Loop)를 완성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화 사업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CNGR이 현재 참여 중인 유럽 배터리 얼라이언스(EBA)를 통해 EU 역내 거점을 마련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E-Waste 기업인 테스(TES-AMM) 인수,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혁신기업인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 지분 투자 등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허브 앤 스포크(Hub&Spoke, 자전거 바퀴의 중심축 허브와 바퀴살 스포크가 펼쳐진 것처럼, 각 지점 물량들을 중심에 집중시키고 다시 지점으로 분류하는 시스템) 전략으로 폐배터리 물량을 확보하고, 희소금속 추출 및 배터리 원소재 관련 노하우를 활용해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CNGR과 이번 협력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 유럽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한편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희소금속을 배터리 원소재로 공급, 활용하는 등 배터리 산업 밸류체인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사장은 “글로벌 1위 양극재용 전구체 기업인 CNGR과 협력은 배터리 생태계의 순환경제를 완성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리사이클링 네트워크를 갖춘 테스와 CNGR의 리사이클링 및 배터리 원소재 관련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 지난해 말 환경사업 강화하는 조직개편 단행으로 ESG경영 강화

박 사장은 지난해 말 11개 비즈니스유닛(BU) 및 센터체제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환경·에너지 솔루션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했다. 특히 환경사업은 에코비즈Dev.(개발) BU, 에코플랫폼 BU, 에코랩 센터로 확대 재편했다. 

당시 박 사장은 에코비즈Dev. BU는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와 글로벌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에코플랫폼 BU는 인수한 환경 자회사들의 시너지 강화와 신기술 도입을 통한 환경산업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에코랩 센터는 혁신기술을 발굴·개발·육성하는 환경 생태계 플랫폼 조성과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 기반 환경 솔루션 개발에 집중한다. 

이밖에도 내년에 예정된 기업공개를 위해 Corp.(Corporate) Strategy(전략) 센터를 신설했고, 기존 사업부문은 에코에너지 BU, 에코스페이스 BU, 에코솔루션 BU, 에코엔지니어링 BU 등으로 명칭을 바꿨다.

플랜트사업부문 분할해 SK에코엔지니어링 출범

박 사장은 취임 이후 플랜트부문을 분할해 신설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월15일 SK에코엔지니어링 공식 출범식을 열었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 수소 등 그린에너지 분야 사업을 담당한다.

새로 선임된 윤혁노 SK에코엔지니어링 대표는 SK에코플랜트에서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솔루션 추진 BU(Business Unit) 대표를 맡아 신설법인 준비부터 출범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그린에너지 분야의 기술력을 고도화해 엔지니어링 기업으로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간다. 특히 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등 SK그룹의 4대 핵심사업 성장을 위한 핵심 협력사로 나서는 한편 SK그룹 협력사와 함께 새로운 사업기회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2월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플랜트부문 분할합병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반도체, 연료전지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한 플랜트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고 이를 자회사(지분 100%)로 신설한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분할합병했다.

이로써 SK에코플랜트는 SK에코엔지니어링 지분 매각을 통해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탄소배출권 시장으로 사업영역 넓혀...베트남 지붕태양광 사업 진출

박 사장은 베트남 지붕태양광 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 시장에도 진출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월 베트남에서 현지 지붕태양광 전문기업 나미솔라와 함께 4년 동안 2억 달러(약 2900억원)를 투자해 250메가와트(MW) 규모의 지붕태양광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양사가 이번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 ‘새턴솔라에너지’(SK에코플랜트가 49%, 나미솔라가 51%)를 설립했다. 

이로써 SK에코플랜트는 베트남 산업단지 내 대형건물의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로 친환경 전력을 생산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해 4월에는 베트남에서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유엔기후변화협약의 ‘프로그램 CDM 사업’에도 등록했다. 프로그램 CDM은 온실가스 감축방안의 하나로 온실가스를 줄인 기업에 그 실적만큼 탄소배출권을 줌으로써 자체 배출량을 상쇄하거나 다른 기업에 되팔 수 있다. 

박 사장은 베트남에서 지붕태양광 사업을 통해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국내로 도입해 탄소배출권 의무할당 기업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그는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친환경기업 정체성과 수익성 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사장, 삼강엠앤티 인수로 해상풍력발전 시장 진출 발판 마련

박 사장은 해상풍력발전 시장 선점을 위해 작년 11월16일 삼강엠앤티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3426억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해 삼강엠엔티의 지분 31.83%(1629만6413주)를 확보했다. 추가로 삼강엠앤티 전환사채(CB) 1169억원(전환가능주식 수 537만253주)도 매입해 모두 4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으로 1996년 설립돼 후육강관 및 조선, 플랜트 구조물을 생산한다.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은 풍력터빈을 지탱하는 해상풍력 발전의 핵심 기자재로 해상의 열악한 환경조건을 20년 이상 견뎌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과 안정성이 필요하다.

SK에코플랜트는 삼강엠앤티 지분 투자를 통해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 역량 확보와 늘어나는 동북아시아 시장 수요에 대비한 생산량 확대로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해상풍력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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