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정점이 보인다’…美 FOMC, 기준금리 0.25%p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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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정점이 보인다’…美 FOMC, 기준금리 0.25%p 인상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2.02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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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OMC, 기준금리 25bp 인상
5월 FOMC 금리 동결 전망
한국은행 추가인상 의견 엇갈려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 [출처=Fed]<br>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 [출처=Fed]

한국시간 2일 새벽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최근 두 차례 회의에서 금리인상 폭을 25bp(1bp=0.01%p)씩 내리면서 금리정점이 다가왔다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 밴드는 4.50~4.75%다. 지난 12월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금리상단 5.00~5.25%과의 격차는 50bp다.

연준이 인상 속도를 조정한 배경에는 물가 영향이 크다. 1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p 하락하며 6개월 연속 둔화세를 띠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는 202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긴축 부담에도 고용지표는 견조하다.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시장 전망치를 약 2만명 웃돈 22만3000명 증가했다. 같은 달 실업률은 전월 대비 0.2%p 내린 3.5%로 마찬가지로 시장 예상치(3.7%)를 밑도는 강세를 나타냈다.

고용강세 가운데 물가와 연동폭이 큰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 변수다. 지난 4분기 고용주가 직원 급여, 복지 등에 쓴 비용지출 증가율(고용비용지수·ECI)은 전분기 대비 0.2%p 하락한 1%로 집계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하락(disinflation)이 고용지표 악화라는 비용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 3달간 확인한 물가 데이터는 월간 증가율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금상승률은 분명 내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현재 상황은 고무적이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위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경계감을 놓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섣부른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해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우리의 전망치로 볼 때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정말 빠른 속도로 물가가 내려간다면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3월 FOMC에서 25bp 인상을 내다본 페드워치. [출처=CME]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이를 두고 “리세션(경기침체) 없이도 4분기 25bp 정도의 미세조정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며 “다만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이는 긴축 정도의 조정일 뿐 완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3월 25bp 인상을 끝으로 금리 인상세가 막을 내리고 4분기 한 차례의 인하를 예측했다.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85.6%의 확률로 3월 인상을 끝으로 금리가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전망에 부합하는 회의 결과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29p(0.02%) 오른 34092.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 지수는 각각 42.61p(1.05%), 231.77p(2.00%) 상승한 4119.21, 11816.32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회의 결과로 한국은행의 인상 부담도 줄어들게 됐다. 다만 여전히 경계를 늦추진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6명의 위원 입장이 절반씩 엇갈렸다.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긴축적 통화 정책기조를 충분한 기간 동안 유지하는 것이 그동안 과도하게 증가해온 가계 부채의 디레버리징을 원활히 하고 우리 경제의 장기적 건전성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위원은 "그간 기준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물가의 하방 압력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며 "실물경제가 하강세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논거들이 다소 약해졌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 연준의 움직임에도) 최근 수출 부진 지속 등 실물 부문의 어려움이 확대되는 가운데 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문별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적기에 대응하고 최적의 정책조합을 더 정교하게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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