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폭증, CP도 고통 분담해야”...유럽서 ‘망 이용료’ 논쟁 과열, 국내법에도 동기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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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폭증, CP도 고통 분담해야”...유럽서 ‘망 이용료’ 논쟁 과열, 국내법에도 동기 줄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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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망 이용대가 법안 ‘초석’...“CP가 전가한 통신망 부담, 공정한 비용 지급도 따라야”
-스페인 MWC서도 본격 논의 예정...구글·넷플릭스 등 ‘공룡 CP 갑질’ 인정하는 분위기
-“SKB-넷플 망 소송도 트래픽 부담 나누자는 것에서 시작, 국내법 긍정적 작용 기대”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전을 시작으로 망 이용 대가에 관한 논쟁이 세계 시장에서 과열되는 양상이다.

특히 바다 건너 유럽국가들이 뜻을 모아 미국 거대 CP(콘텐츠제공업자)의 ‘무임승차’를 겨냥한 법안 마련에 혈안인 가운데,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추진 중인 망 사용료법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인터넷망을 운용하는 국내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국내를 제외하고, 유럽에서도 구글·넷플릭스 등 거대 CP사에게 트래픽 폭증에 대한 부담을 함께 분담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국회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의 계기가 된 SK브로드밴와 넷플릭스의 현재 소송도 당초 넷플릭스의 트래픽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가하자 SK브로드밴드측이 국제망 증설에 대한 비용 분담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넷플릭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소송전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초반과 비교해 국내법 처리가 조금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 유럽에서 망 사용료법이 통과된다면 국내 상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망 사용료법이 가장 먼저 발의된 곳은 우리나라다. 약 3년 전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현재 7건의 법안의 발의돼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안 통과에는 쉽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글에서 주도한 망 이용대가 법안 반대 서명 운동이 유명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국내 여론이 갈렸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글로벌 CP에 망 이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법안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정작 법안 처리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MWC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장. [사진=MWC 홈페이지 캡처]
MWC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장. [사진=MWC 홈페이지 캡처]

최근 망 이용대가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유럽에서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국내법에도 강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최근 유럽 내 콘텐츠를 송출하는 CP사에 망 사용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초석 다지기에 돌입했다. 약 12주간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한국 등 글로벌 사례를 참고하는 정책방안 수립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법안 초안이 마련되면 유럽연합은 회원국들과 실제 법제화를 추진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유럽 주요 통신사들은 EU 집행위원회(EC)에 보낸 서한을 통해 “트래픽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글로벌 CP들은 통신망에 부담을 주고 있는 만큼, 비용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망 이용료 이슈는 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하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3’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MWC 주최 기관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전년 행사에서도 대규모 데이터를 유발하는 글로벌 CP의 인프라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망 이용대가의 타당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개막일 첫 번째 키노트 주제인 ‘공정한 미래에 대한 비전’을 두고 업계에서는 망 이용료를 둘러싼 CP와 ISP(인터넷망제공업자) 간 공정거래와 관련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U를 중심으로 세계 주요기관이 망 이용대가에 대한 합법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은 ISP 업계에 굉장히 긍정적인 일”이라며,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 과시하는 거대 CP들의 영향력을 저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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