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메타버스 '도전장'...게임업계 독주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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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메타버스 '도전장'...게임업계 독주 막을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1.10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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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CES서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선보여
국민은행-한국마이크로소프트, 메타버스 사업 확대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이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3’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게임업계의 독주로 흘러갈 것처럼 보였던 메타버스 시장에 의외의 도전자가 등장했다. 시중은행들이 금융서비스를 앞세워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면서 승부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게임사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그래픽 등 기술력 측면에서 우월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보일 수 있는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시중은행은 기존 오프라인 은행 점포가 담당했던 기능을 메타버스로 옮겨오면서 게임사의 플랫폼과 비교해 차별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시중은행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최근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단독 부스를 내고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선보였다.

시나몬은 신한은행이 자체 개발한 플랫폼으로 국내 금융권에 적용되는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클라우드 위에 금융권 엔터프라이즈 인프라 환경을 별도 구축했다. 

은행이 보유한 다른 플랫폼 서비스와 금융 데이터의 연계가 가능한 메타버스로 경쟁력을 갖췄고,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인정받아 신한은행이 이번 전시에 참여요청을 받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CES 2023 참가를 통해 앞으로 마켓플레이스와 뱅킹이 융합된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아갈 시나몬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국내 디지털 선도 금융기업으로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11월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메타버스 사업 확대를 추진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사업 확대 목적은 ▲증강현실(AR) 분야 공동과제 발굴·실행 ▲금융과 메타버스 융합 서비스 제공 ▲AR과 혼합현실(MR) 활용 콘텐츠 개발 등이다. 직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활용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들을 통해 가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해볼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은행권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게임사와 대등한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아직 기술력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 및 서버 안정성 측면에서 게임사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의 메타버스가 게임사 플랫폼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메타버스의 본질이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종합적인 완성도는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마련하는 대신 게임사와 맞손을 잡은 금융사도 있다. 하나금융은 컴투스의 메타버스 자회사인 컴투버스에 투자를 단행하며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나금융과 컴투버스는 은행 업무를 메타버스에서 처리하는 '메타버스 뱅킹'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5조달러(한화 약 6300조원)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시장 예측이 나온다.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이기 위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시중은행들에게 메타버스는 매력적인 신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디지털 대전환'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메타버스 진출은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크립토 윈터와 함께 메타버스 시장 역시 침체기를 겪고 있어 단기간에 은행권이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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