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법리스크 여전...2위 수성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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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사법리스크 여전...2위 수성도 '불안'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12.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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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사기 혐의 선고 공판 1월로 연기
코인원, 카카오뱅크 업고 빗썸 추격
[출처=빗썸]
[출처=빗썸]

빗썸의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의 1심 선고가 2주 연기됐다. 이에 빗썸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고객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암호화폐 거래소 3위인 코인원의 공세가 매서운 가운데 빗썸이 2위 자리를 지켜내는 일 역시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는 "이정훈 전 의장의 혐의가 중대하다는 점에서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빗썸에서 대규모 고객 이탈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빗썸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예정됐던 이 전 의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 선고 공판을 내달 1월 3일로 연기했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와 공동경영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BXA 코인'을 빗썸에 상장시키겠다며 계약금 명목으로 약 1억달러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상장이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전 의장은 김 회장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약 당시 맺은 잔금에 대한 채권과 주식을 받는 등 추가 범죄를 저지른 혐의도 존재한다.

검찰은 지난 1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일반 코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크고, 피고인이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면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업계에서는 이 전 의장이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빗썸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BXA 코인을 상장시켜 이득을 얻으려 했던 사실은 FTX의 FTT코인 사태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BXA 코인 외에도 과거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한 빗썸 이용자 A씨는 "사기를 목적으로 BXA 코인을 상장시키려 했다면 FTX와 빗썸이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면서 "이 전 의장이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다른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빗썸의 실적은 가상시장의 침체기와 맞물려 크게 추락하고 있다. 빗썸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52.4% 줄어든 69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2.8% 감소한 28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3위인 코인원의 추격도 매섭다. 코인원의 신규가입자 수는 지난달 29일 카카오뱅크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사전 등록 기간 수치보다 177% 넘게 증가했다. 더불어 광고모델인 가수 비비와 코드쿤스트를 통한 TV 광고에 열을 올리면서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빗썸은 지난 5월 이재원 신임 대표를 영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메타버스와 NFT 등 신사업을 목적으로 한 자회사 빗썸메타에 집중하며 사업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일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재판의 결과가 회사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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