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섣부른 정책완화 위험”…속도조절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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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섣부른 정책완화 위험”…속도조절 어려울 듯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11.0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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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OMC,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
속도조절 가능성 내비쳐…힌트 제공
다만 파월 의장 “아직 갈 길 멀다” 경계
뉴욕증시 일제히 내려…코스피도 하락
[출처=Fed]

한국시간 3일 새벽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지난 6월 회의 이후 네 차례 연속이다. 미 기준금리 밴드는 3.75~4.00%로 한국과의 격차는 상단 기준 1%p다.

연 8%를 웃돈 물가 영향이 크다. 9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2% 오르며 시장 전망치를 소폭(0.1%p) 웃돌았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 및 농산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6% 늘어나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고용지표는 금리인상 충격을 막아낼 만큼 견조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9월 미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26만30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약 1만명 웃돌았다. 실업률도 전달 대비 0.2%p 내린 3.5%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가파른 금리인상을 두고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경제학자 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63%가 1년 내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응답했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속도 조절론이 거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근거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듯 연준은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통화 정책의 누적된 긴축,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 그리고 경제 및 금융 변화 전반을 고려하겠다”는 문장을 새로 추가했다.

3일 회의 전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12월 자이언트스텝 전망을 38.5%로 내다보고 있다. [출처=CME]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속도조절론에 대해 경계하는 태도를 내비쳤다. 섣부른 시장 기대감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때가 되면 금리인상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이를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역사적인 기록들이 섣부른 정책완화(prematurely loosening policy)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다. 우리는 물가안정이란 사명을 다할 때까지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과도한 기대감에 대한 선을 명확히 그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11월 FOMC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11월 FOMC 성명서를 통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힌트를 얻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작되면서 시장은 급반전했다. 금리인상 속도조절이 있겠지만 결정된 것은 없고, 여전히 인플레이션 통제에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피벗(정책방향 전환) 기대감이 무너진 뉴욕증시는 장 초반 상승세를 모두 반납하고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5.44p(1.55%) 떨어진 32147.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 지수는 각각 96.41p(2.50%), 366.05p(3.36%) 하락한 3759.69, 10524.80에 장을 마감했다.

오는 24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금통위에서 이창용 총재가 밝힌 최종금리 수준은 3.5%다. 한미 금리격차가 1%p까지 벌어진 가운데 레고랜드발 자금경색도 거시 통화정책과 별개 사안이라고 구분한 만큼 연내 마지막 회의(11월)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결국 유동성 공급 대책 실효성 및 한은의 최종금리 눈높이 변화 여부가 이번 랠리에 상당히 중요하다"며 "우선 10월 금통위 조건부 포워드가이던스를 감안하면 최종금리 레벨은 다시 높아질 수 있고 11월 추가 빅스텝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금융수장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FOMC 회의결과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추 부총리는 회의 후 “미국 금리 인상으로 우리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계감을 유지해가며 대응해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최근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해선 "(아직까지 특별한 시장 영향은 없으나) 잠재된 북한리스크 현재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관련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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