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증시, ‘랩어카운트’ 다시 떠오를까…증권사 경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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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증시, ‘랩어카운트’ 다시 떠오를까…증권사 경쟁 눈길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11.03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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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랩어카운트 계약건수 3개월 만에 증가
증권가, 자산관리(WM) 부문 역량 집중
채권부터 성과보수형, 개인연금랩 주목
단, 펀드보다 손실 클 수도…높은 수수료 관건
[출처=Unsplash]

증시 불안에 증권사가 대신 투자해주는 ‘랩어카운트’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한마디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고객이 투자자산을 일임하면 증권사(투자일임업자)가 자산운용부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자문 등의 서비스를 한몫에 제공하고 사전에 고지한 보수를 받는 상품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자산(평가금액)은 2019년 116조원, 2020년 132조원, 2021년 151조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비록 지난 5월 정점(153.7조원)을 지나 6월, 7월 두 달 연속 하락하기도 했으나 8월 다시 150조원대로 반등했다.

계약 건수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해 작년 3월 처음으로 200만 건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 3개월(5~7월)간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마찬가지로 8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랩어카운트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상품 진입장벽을 낮추거나, 라인업을 다각화하는 등 증권사 간 경쟁도 활기를 띠고 있다. 금리인상 여파에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수익이 반토막난 증권사들은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수익보전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0년 랩어카운트(‘메리츠 펀드마스터Wrap’) 최소가입 금액을 1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통상적인 가입금액 1000만원과 비교해 100분의 1 수준이다. 그런가 하면 KB증권은 지난 7월 수익률이 발생하지 않으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 성과보수형 랩어카운트를 내놓기도 했다.

[출처=미래에셋증권]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이 아닌 채권으로 몰리는 트렌드에 발맞춰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8월 ‘장내채권 맞춤 운용 랩’을 출시했다. 주식보다 복잡한 구조 탓에 채권투자에 섣불리 진입 못하는 고객군을 타겟팅했다. 상품은 지난달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판매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전문가가 연금계좌를 대신 운용해주는 개인연금랩(미래에셋증권)도 나왔다. 이미 시중에는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을 자동분배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존재하지만 직접 관리되는 만큼 투자 유연성이 더 높다는 강점이 있다. TDF와 마찬가지로 나이나 성향, 소득에 맞춘 70+, 40+, 30+, 20+ 네 가지 유형의 상품을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금감원 연금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연금저축 160조원 중 112조원이 보험사에서 원리금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며 “최근 연금의 투자 문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개인연금랩은 증권사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을 통해 운용하고자 하는 가입자들을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다양한 상품군이 쏟아지는 가운데 랩어카운트 가입 시 유의해야 하는 점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수익률이다. 펀드와 달리 분산투자규제가 없어 높은 수익만큼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 또 별도 주식, 채권 매매 수수료가 없지만 상품에 따라 일임수수료를 비롯해 성과, 중도해지수수료 등 수수료 부담이 클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급변하면서 지수나 일반 펀드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둔 랩어카운트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들어오는 돈보다 빠지는 게 더 많은 상황”이라며 “전문가가 운영하는 상품이라고 무조건 믿기보단 투자전략 등을 꼼꼼히 따지고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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