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선택은...'삼성물산 지주회사 전환 VS 삼성전자 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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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선택은...'삼성물산 지주회사 전환 VS 삼성전자 분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11.02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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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배력 강화와 보험업법 개정 대응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을 계기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시나리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예상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과 ‘삼성전자 분할’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의 현재 지배구조는 이재용 회장 등 오너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최대 주주인 이재용 회장(17.97%)을 비롯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의 지분 31.31%를 보유하고, 이 지분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회장 승진을 계기로 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작업이 필요하다는 논리"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최대주주 특수 관계인 의결권은 15%로 제한돼 있다”며 “회장 승진을 계기로 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작업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멕시코 소재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을 찾아 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선 보험업법 개정에 대한 우려가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최근 보험사 총자산의 3%를 따지는 기준이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바뀌게 되면서 보험업법이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73% 중 21조 3000억 원에 해당하는 6.23%,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1.49% 중 2조 9000억 원 규모에 해당하는 0.84%를 매각해야 한다. 

보험업법 통과 시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지분의 7.07%에 대한 지배력 상실 위기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은 당면 과제다.

최남곤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예상 시나리오로 크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금 조달 방법으로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 분할 후 매각 ▲삼성물산과 삼성SDS 합병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각 등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최남곤 연구원은 “이 방안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가용 가능한 자산을 모두 매각한다 해도 지주회사 전환 최소 금액인 68조 원에 턱없이 부족한 것도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이다.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할 경우 삼성전자 투자회사는 삼성 금융 계열사(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 10.22%를 인수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투자회사 지분의 인수가 가능하다. 부족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삼성전자 일부 사업부 매각도 고려할 수 있다. 

최남곤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투자회사의 지분 10.22%를 매입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10조 4800억 원 수준”이라며 “충분히 동원 가능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 후에는 현물 출자를 통해 삼성물산→삼성전자 투자회사→삼성전자 사업회사 구조로 재편된다. 

최남곤 연구원은 "이 거래가 왼료되면 삼성물산은 지주회사, 삼성전자 투자회사는 중간지주회사, 삼성전자 사업회사는 삼성물산의 손자회사가 될 것"이라며 "삼성그룹 차원에서 이 시나리오를 선택할 경우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등 준비과정을 거치며 장기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지난 2017년 공식적으로 포기했지만 향후 5년 후에도 그런 원칙이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경우 보험업법 개정에도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보험업법 개정 후에도 7년의 유예 시간이 주어져 이는 장기적인 타임라인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결국은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주주가치 개선이 최적의 대안이 될 것"

이재용 회장이 삼성 계열사 사업장을 둘러보고 있는 장면

최남곤 연구원은 두 가지 예상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도 "결국은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주주가치 개선이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유지 차원에서 외부 조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환원 강화, M&A(인수합병)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이란 얘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재용 회장은 지배구조 그림이 정말 중요한 과제"라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겠지만, 지주회사 만들어 대주주 몫을 두는 풀무원 사례 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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