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人터뷰] 엄효식 같.다. 대표 "K-방산 수출형으로 전환하는 시기...소통 전략 만들고 수평적 소통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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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人터뷰] 엄효식 같.다. 대표 "K-방산 수출형으로 전환하는 시기...소통 전략 만들고 수평적 소통 늘려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11.02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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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효식 같.다. 대표 [사진=녹색경제신문]

최근, 대한민국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산업은 반도체나 태양광이 아니라 방위산업이다. 최근 폴란드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대량 수주가 이어지며 K-방산의 국제적 위상을 한껏 높이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한화디펜스에서 홍보업무를 맡았던 엄효식(육사42기. 예)육군 대령) 같.다.(GOTDA) 대표를 만났다. 같.다.는 방산기업과 군을 포함한 국방분야 정부기관들과의 소통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편집자 주>>

최근 K-방산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19일에는 계약 50여일 만에 폴란드로 첫 선적이 이뤄지기도 했다.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어 우려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짚어 달라

- 무엇보다도 소통에 대한 전략이 없는 것 같다. 어떤 나라든 무기 선적은 대놓고 자랑하면서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무기의 운송은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정권의 치적으로 홍보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폴란드를 비롯해 상대 국가는 국가의 생존을 걸고 우리의 방산제품을 수입하는 것인 만큼 사려깊은 전략이 필요하다. 이같은 배려는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방산수출 컨트롤타워가 전략을 수립해 수직적 소통에 의해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응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드러나면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해나가야 한다. 현재는 방산수출 컨트롤타워가 없다. 

한편으로는 군·관·산·학·연은 물론 언론까지 수평적 소통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나 영국같은 방산 선진국에서는 상호 존중과 수평적 관계를 바탕으로 소통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국제경쟁력을 좌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군이 무엇을 원하는지 방산기업이 어떤 방산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서로 알아가야 한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98억원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성과급 지급예산을 기획재정부가 삭감한 것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질의한 바 있다. ADD 연구원들에 대한 보상체계에 문제가 있는지 말해달라

- 최근까지도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수출보다는 내수 비중이 훨씬 높았다. 따라서 예산절감의 관점에서 방산 정책이 수립되고 운용돼왔다. 지금도 그런 분위기가 여전하다. 

최근 수출이 급격히 늘면서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ADD의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방산수출은 크게 좌우된다. 연구개발에 따른 국산화율이 수출가능성과 수익을 결정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방산기업들이 ADD의 기술료 감면에만 치중해왔다. 그러나 보다 더 지속가능한 방산수출 성장을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어떤 산업도 투자없이 성장하기는 어렵다. 방산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ADD 연구원들에 대한 대우는 정당한 보상보다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측면이 많았다. 하지만 K-방산의 성과와 위상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관점에서도 ADD의 역할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국내 방산기업들의 첨단기술은 ADD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더 나아가 ADD연구원들의 민간 방산기업 재취업도 지금처럼 제한하기보다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방산기업들의 연구개발력이 뒷받침 돼야 K-방산의 위상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투명성보다는 전문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 지금은 ADD연구원들의 방산기업 재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ADD의 인재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ADD는 과잉보안이나 과제 선정 등에서 경직된 결정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정부기관이기 때문에 사후 감사도 지나친 면이 있다. 이는 연구원들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문제가 있다. 

공군 조종사들도 일정 기간 복무하고 나면 민항기 조종사로 갈 수 있다. 같은 관점에서 ADD연구원들의 민간 방산기업 재취업 규정을 유연하게 변경해 준다면 민간기업들의 연구개발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같.다.와 관련해 앞으로 더 많은 역할이 기대된다. 어떤 구상이 있는지 알려달라

- 온라인 밀리터리 커뮤니티를 생각하고 있다. 평범하고 대수롭지 않지만 막상 군생활을 하다보면 익숙하지 않고 공식화되지 않은 고충들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꿀팁들이 많이 있다.

이를 군인들끼리 공유하고 병사들사이에서만 크고 작은 고민과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익명성 소통 채널을 연말까지 선보이려고 한다. 

여기에는 개방되지 않은 군인들만의 무기체계 커뮤니티도 포함되는데, 무기체계를 사용하면서 개인들이 느끼는 좋은 점이나 불편한 점 등을 공유하도록 하면 무기체계 개발이나 개선, 훈련과정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군과 유관 정부기관, 방산기업의 상호존중이 필요하다.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구상들도 하고 있다. 

방산기업들이 사회적 환원 관점에서 수출 이익의 일부를 군 발전을 위한 기여금으로 출연하면 좋을 것 같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군인 유가족에 대한 도움을 제공하고 병사들의 복지 시설을 확충하거나 병사들을 위한 공연이나 전시회를 갖는 것은 결과적으로 방산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개별 기업이 하는 방법도 있고 일정 규모 이상의 방산기업들이 공동 재단을 꾸려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엄효식 같.다. 대표는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으로 근무했고, 육군 대령으로 전역한 후에는 한화디펜스에서 지난해 말까지 홍보실 상무이사로 5년여 근무했다. 퇴임 이후에는 같.다.를 통해 군과 정부기관 방산기업들과 국방 언론의 소통 채널 역할을 해오고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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