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 '건기식' 사업 본격 확대 검토...약국은 '전전긍긍'
상태바
유통 대기업, '건기식' 사업 본격 확대 검토...약국은 '전전긍긍'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2.08.23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건강기능식품 판매 사전규제 철폐 등 규제완화
대형마트, 정부 결정 따라 건기식 사업 확대 검토
'개인 맞춤형 건기식 판매사업' 등 대안구상에도 약국 '긴장'

정부가 건강기능식품 규제완화에 나선 가운데 대형 유통업계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건기식 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지만, 반대로 기존 건기식 판매처였던 약국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란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건강기능식품 규제완화에 박차를 가한 가운데 일부 약국은 시장이탈을 우려하고 있다.[사진=이용준 기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규제를 완화하고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내년 6월까지 건기식 자유 판매를 허용해 대형 유통업체를 건기식 최대 유통채널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건기식 판매를 위해 사전 신고가 필수적이었다. 연 2회 영업자 위생교육, 위해식품 판매차단 시스템 구축, 기록 보관 및 위생적 제품보관 판매 의무 등을 지킨 경우에만 건기식 판매업이 허용됐다. 이에 유통 대기업들은 매장 일부만을 건기식 전문 판매처로 지정해 운영해왔다.

다만 건기식 규제가 시장성장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오자 정부는 건기식 부문 판매 사전 규제를 내년 6월까지 없앤다는 방침이다. 또 12월까지는 맞춤형 건기식 판매를 가능하도록 규제 완화 및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건기식 규제완화 기대감이 커지자 유통 대기업들은 본격적인 건기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마트는 건기식 자체브랜드(PB) ‘바이오퍼블릭’을 선보이고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판매중인 29종 제품을 향후 4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건기식 판매 매장을 확장하기 앞서 제품구성을 사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도 건기식 PB ‘해빗(Hav’eat)’ 제품라인을 확대하고 인지도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판촉행사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일찍이 해빗을 론칭하고 건기식시장 내 입지를 구축해왔다. 현재 해빗에서 출시한 제품만 30개가 넘는다. 이밖에 홈플러스도 PB ‘홈플러스 시그니처 매일 먹는 진짜홍삼’을 중심으로 건기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는 23일 <녹색경제신문> "규제 관련해서는 시장 이해관계자들과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검토중이며 건기식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 대기업들이 건기식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약국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건기식 시장 축이 대형유통업체로 기울면서 약국 점유율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 판매사업’을 대안으로 수요방어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약국이 건기식 시장에서 완전 이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외에도 약국의 건기식 시장점유도가 낮고 대형마트과 납품 경로가 달라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23일 경기도 소재 한 약국을 취재한 결과 일부 약국은 현재 상황을 그리 낙관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동네약국은 여전히 건기식 매출비중이 높고 대형마트와 경쟁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23일 <녹색경제신문>에 “대형마트는 대량판매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국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건기식 시장에서 약국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네약국에서는 여전히 매출비중이 높은 편”이면서 현재 상황이걱정스럽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한편 오프라인뿐 아니라 이커머스업체도 건기식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 1일 건기식 PB ‘엔도스(Endose)’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첫번째 제품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과 비타민 제품을 선보인다는 예정이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