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G론] 정부, HMM 매각TF팀 꾸려 투명·신속한 매각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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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G론] 정부, HMM 매각TF팀 꾸려 투명·신속한 매각 추진해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8.19 10:13
  • 댓글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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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재부 주관·금융위 감독하에 산은·해진공 등 공동참여해 HMM 매각 추진해야
- 해수부, 호양회·해운협회와 너무 가까워,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 기대 난망
조승환 장관이 11일 윤석열 대통령(우측)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조승환 장관이 11일 윤석열 대통령(우측)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지난 11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HMM(대표이사 김경배)의 민간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는 환영할만한 결정이다. 

하지만 HMM의 투명하고 신속한 매각을 위해서는 관계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야 한다. 전례없는 매각 규모인데다, 해운에 수출 물량의 99%를 의존하는 국가경제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경험도 없고 전문인력도 없는 해수부가 전담하기에는 너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영구채로 남아있는 2조6800억원의 공적자금도 차질없이 회수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금융위원회 소관 업무이기도 하다. 전환사채(CB)와 관련한 법령개정이 지난해 10월 이뤄졌는데도 관계부처 등에서 여전히 '배임론'을 핑계삼아 매각과정에서 걸림돌을 만들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같은 우려들을 해소하고 HMM 매각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려면 관계기관·부처들과 함께 금융위가 참여하고 기획재정부가 매각을 주관하면서 대통령실에 직접 상황보고를 해야 한다. 

HMM, 시총보다 많은 현금성 자산 보유...매달 1조원씩 버는 초우량기업으로 변신

HMM은 국제 해운업계의 수퍼호황에 힘입어 지난 2020년 9818억원, 지난해에는 7조3775억원의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매달 1조원씩 벌어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20년12월 기준 455%에서 지난 6월말에는 46%로 대폭 개선됐고,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11조5169억원)보다 더 많은 12조6858억원(전자공시)에 달한다.

이는 HMM이 경영정상화를 훨씬 뛰어넘어 초우량 기업으로 변신했다는 반증이다. 해운업종이어서 법인세가 감면되고, 결제가 달러로 이뤄지는 덕분에 환율상승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HMM에서 회수해야 하는 공적자금은 한국산업은행(회장 강석훈)과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가 절반씩 보유한 2조6800억원의 영구전환사채(CB, BW)가 있다. HMM은 이를 즉시 상환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보유한 지분은 산업은행(20.69%)과 해진공(19.96%), 신용보증기금(5.02%)과 국민연금공단(4.36%) 지분을 모두 합하면 약 50%에 이른다. 당초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며 공적자금을 지원했는데, 산은과 해진공이 9000억원 규모의 공적자금 회수를 포기하고 CB전환을 통해 지분을 늘리면서 불건전한 투자로 변질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지분이 너무 많아졌다. 

기재부·금융위·산은·해진공·해수부 참여하는 凡정부 HMM 매각 TF팀 구성해야

지금이라도 HMM을 민간에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HMM의 경영실적이 워낙 뛰어난 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해수부는 HMM 매각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기업매각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이 정도 규모의 매각을 성사시킬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HMM을 무리없이 민간에 매각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TF팀이 구성돼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정부의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16조원 규모의 공적자산 매각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그리고 산업은행과 해진공의 최대 주주로서 TF를 주도하는 것이 당연하다. 

금융위(위원장 김주현)는 정부의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산은과 해진공의 관리, 감독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다. 특히, 공적자금 회수의 열쇠가 되는 잔여 CB문제를 뒷탈없이 마무리하려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지난해 10월27일 금융위는 CB전환의 불건전성을 우려해 법률을 개정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최대주주로서, 해진공은 2대주주로서 참여해야 한다. 이들의 CB전환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은 신용보증기금과 국민연금의 참여의사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양수산부는 해진공과 중복해 참여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해진공 대신 해수부가 참여하는 방안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범정부 TF를 구성해 업무진행 상황을 직접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빠르고 투명하게 HMM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정태순 해운협회 회장(앞줄 빨간 넥타이)이 우측 조승환 장관, 김경배 HMM 사장 등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해운협회]
정태순 해운협회 회장(앞줄 빨간 넥타이)이 우측 조승환 장관, 김경배 HMM 사장 등과 함께 모임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조 장관 뒤로 전기정 위동항운 사장, 박준영 전 해수부차관도 보인다.  [사진=해운협회]

해수부, 해진공·해수부와 지나치게 가까워...투명성 기대할 수 있나

조승환 장관 얘기대로 어떤 민간기업이 HMM 지분의 1/3 정도를 인수하는데도 10조원이 드는 단군 이래 최대 빅딜이다. 

전담부처라고 할 수 있는 산은도 대우조선해양을 20년 동안, 그리고 쌍용차, 아시아나 등은 물론, 자회사인 KDB생명조차 민간매각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같은 기업 인수합병을 하는 부처가 아니다. 경험도 전문인력도 없다. 

또한, 해진공과 지나치게 가깝다. 김양수 해진공 사장과 같은 호양회(고려대+해양인) 출신이고, 행시(34회) 동기다.  

호양회는 중국국적의 위동항운유한공사 사장직을 지난 1990년부터 32년간 독점해오고 있다. 초대 사장인 이종순(해운항만청 고위직), 2대 김성수(해수부 차관보), 3대 최장현(국토해양부 2차관), 4대 전기정(해수부 기조실장) 사장까지 모두 호양회 출신이다.

위동항운유한공사는 중국의 국영기업인 시노트랜스가 가장 많은 자본금을 투자한 회사다. 국내 법인인 위동항운은 최대주주인 장금상선을 비롯해 범주해운, DTC 등이 대주주로 있다. 

김영무(해양대29기) 상근부회장이 16년째(3년*5연임+6연임째) 장기집권한다는 비판을 받고있는 해운협회는 여직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해양대 출신이다. 특정 학교 동문의 이익만 대변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해운협회장인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은 한국해양대 총동창회장을 맡기도 했던 거물급 인사다. 

그런데, 해운협회는 지난 17일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해운산업발전기금'을 모아 해진공에 출자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진공에는 HMM을 전담하는 부서와 함께 외투기업인 장금상선 전담부서가 있어 HMM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다. 장금상선은 창사이래 지금까지 줄곧 흑자를 이어온 알짜 기업이며, 지난해 말 기준 공정자산 규모가 10조원에 달한다.

해수부가 HMM 매각을 주도하면 투명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HMM의 주가가 2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한 후 주당 2만5300원으로 잠시 반등했다가 조 장관 업무보고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18일에는 2만3550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현재 발표한 대로라면 HMM 매각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것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홍이표 HMM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범정부TF를 통해 공개적으로 매각해야 공정하고 상식적인 매각이 될 것"이라며 "그래야 자기 부처의 이익만 챙기고 사유화하려는 부처이기주의와 기회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의철의 G론]은 기업지배구조(Governance)에 대한 기자의 칼럼이며, 매체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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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z3890 2022-08-26 09:22:58
썩어빠진 관료놈들이 해운업을 쥐락펴락 하는데 개석열은 역시 술이나 퍼마시지
탄핵가즈아 정권 날리고 호행회 , 관료놈들 빵에 쳐넣어야지

해운강국염원 2022-08-26 09:16:45
정부뭐합니까? 대통령 뭐하나요? 호양회 일족들 해피아들 독사같은 혀에 놀아나지말고,
테스크포스 팀 구성하여 해운강국으로 갑시다.
중국자본에 팔아넘기려는 저런 매국노들

먀기 2022-08-24 14:07:42
기자님의 정확한 기사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늘 정확하고 투명한 기사 부탁드립니다

바다가답이다 2022-08-22 11:07:30
아니 이거 무슨
이런 더러운 짓거리를 버젓이 하고있는 작당세력이
아직있단말인가??
정부는 뭐하나 일단 이런것들 잡아들이고
공정하게 공개 매각하라

통영참돔 2022-08-21 09:27:41
공정과 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