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재용, '광복절 특사'에 "국가경제 위해 열심히 뛰겠다"...'회장'직에 오르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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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이재용, '광복절 특사'에 "국가경제 위해 열심히 뛰겠다"...'회장'직에 오르지 못하는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8.12 12: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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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면 되자마자 회장직에 오르는 것은 명분도 여론도 '불리'
- 이재용, 소통 현장행보 강화 예상...대형 M&A 나설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회장'직에 오를 것인가 관심이 크지만 실상은 어렵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법무부는 12일 이재용 부회장의 복권을 비롯 주요 경제인, 서민생계형 형사범(중소기업인·소상공인), 노사 관계자, 특별배려 수형자 등 1693명에 대한 특별사면 및 복권을 단행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사면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사면 직후 "국가경제를 위해서 열심히 뛰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날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에 오른 주요 경제인은 이재용 부회장 포함 총 4명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 중인데 특별사면(형선고실효) 및 복권한다는 방침이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은 회사운영 관련 범행으로 복역·집행유예 중이었는데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사면 대상으로 거론됐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은 제외됐다.

법무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으로 국가경제의 역동성과 활력이 저하되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며 “적극적인 기술투자와 고용창출로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주도하는 주요 경제인들에 대한 엄선된 사면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으로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지난해 8월 가석방됐고 올해 7월 형기가 만료됐지만, 공식 경영활동은 할 수는 없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제한이 있기 때문.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복권으로 취업제한이라는 '경영 족쇄'가 풀리면서 등기임원이 되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또 자신이 구상한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연내 '부회장' 타이틀을 떼고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올해 54세인 이재용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유지 중이다.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이재용 부회장이 유일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2014년 이후 사실상 총수 역할을 맡아왔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수사와 재판이 시작된 2017년부터는 5년째 무보수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를 것이란 유력한 시나리오는 연말 인사에서 등기임원과 회장에 각각 선임된 뒤 내년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구체적 시기로는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월 1일, 이건희 회장이 그룹 2대 회장에 올랐던 12월 1일, 삼성그룹 창립기념일인 3월 22일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단기간 내 회장직에 오르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재용 부회장이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에 나선 모습[자료 사진]

첫번째로, 이재용 부회장이 사면이 되자마자 회장직에 오르는 것은 국민 여론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회장 승계를 않겠다'다고 언급한 바 있는 점도 족쇄가 되고 있다. 따라서 명분이 먼저 필요한 상황이다.

두번째로, 현재 사면 복권은 국정농단 사건에 국한돼 있어 나머지 재판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매주 재판을 받는 등 사법리스크가 여전하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회장직에 올랐는데 재판 결과가 나쁘면 다시 회장직에서 내려와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모든 재판이 끝나야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세번째로,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면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해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처벌 대상 1순위가 된다는 점이다. 요즘 오너들이 대표이사 회장을 맡지 않으려는 경향이 큰 데 이재용 부회장이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은 대표이사 회장을 맡지 않고 있다. 회장직을 맡더라도 미등기 회장으로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네번째로, 회장직에 오르기 위한 이사회 의결 등 절차상의 문제로 부담이 될 수 있다. 회장직에 오를 필요성도 크지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누가봐도 '1인자'인데 굳이 직위상 문제로 회장직에 목맬 필요가 없다는 것.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경우 1인자라는 절차가 필요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사면 후 회장에 오를 이유가 적다는 얘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다"며 "사면이 되자마자 회장직에 오르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 등을 고려해 국민 여론이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 리더십 시험대 올라...주력사업 초격차 유지는 물론 미래 성장동력 키워야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UAE 왕세제와 함께 하는 모습[자료 사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전 세계 인플레이션 및 긴축 정책, 경기침체 등 국내외 악재가 산적하면서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탓이다.

또한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Chip)4'에 우리 정부가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은 자칫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등 주력사업의 초격차 유지는 물론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고, 나아가 대규모 투자 또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및 고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450조원 규모의 투자와 8만명 신규 고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외 임직원들과 스킨십 소통 현장행보도 강화할 전망이다.  우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 등 전문경영인들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사업장 방문 등을 통해 사업 현안과 투자계획 이행 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M&A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천억원에 인수한 이후 멈춘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복귀한 이후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오는 11월 방한할 경우 만날 가능성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위원장인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에 유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면서 "이건희 회장도 2009년 사면 뒤 해외 각국을 돌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에 적극 나선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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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기 2022-08-12 13:17:37
마약쟁이, 경제 범죄자에
근로자의 피를 빨아 먹는 악덕기업주 이재용,
감옥으로 보내야 하는데
사면도 아닌 복권이라..
돈이면 다 되는 지랄같은 세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