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하반기 삼성·애플 신규폰 e심 도입에 ‘촉각’...“MVNO 시장 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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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하반기 삼성·애플 신규폰 e심 도입에 ‘촉각’...“MVNO 시장 판 커진다”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08.0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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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심 9월부터 전격 도입...애플 아이폰 더불어 삼성은 신형 갤Z폴드4·플립4부터 우선 장착
-알뜰폰 사업자 ‘환영’...젊은층부터 가입률 크게 늘듯, 현재도 MZ 중심 시장 성장 속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시간 걸린다는 시각도...알뜰폰 사업자들 프로모션 ‘신중’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알뜰폰업계가 9월 국내 e심(eSIM) 도입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뜰폰 시장 자체가 기존 대비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e심을 통한 신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 경쟁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내 이통사 계열 알뜰폰업계에 종사하는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e심 도입은 합리적인 요금제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요구하던 것이었으며,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요금제를 제시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도 환영할만한 제도”라며, “올 하반기부터 본격 도입되는 새로운 제도이므로, 업계에서도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각 업체는 e심 유저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모션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알뜰폰업계에서는 국내 e심 도입이 본격 확산할 시 시장의 판을 키우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심(embedded SIM)은 말 그대로 ‘심(SIM)’ 카드를 내장한 형태다. 기존에는 단말기에서 가입자를 구별하기 위해 하드웨어 형태인 유심(USIM)만을 사용했는데, 이를 소프트웨어화한 것이다. 기존 새 단말기를 사용할 때마다 유심을 따로 갈아 끼우는 방식이 아닌, QR코드 등을 통해 통신사에서 이용자 정보를 다운받아 사용 가능하다.

e심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단말기에서 두 개의 전화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두 개의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 음성서비스는 SKT·KT·LGU+ 이통사의 기본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서비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무제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알뜰폰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국내 e심 도입을 강하게 요구해왔던 이유다.

미국·유럽 등 해외 e심 도입 추세가 확산하자 정부에서도 작년부터 이통사·제조사 등과 ‘e심 협의체’를 구성해 국내 도입 방안 마련에 나섰으며, 마침내 오는 9월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KT의 '바로유심'. [사진=KT]
KT의 '바로유심'. [사진=KT]

e심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된다면 알뜰폰의 값싼 데이터요금제에 가입하는 신규 고객이 크게 늘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중심으로 그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A씨는 “현재 알뜰폰 신규 가입자 중 MZ세대의 비중이 몇 년 사이 크게 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같은 서비스라도 저렴하게 이용하려는 이들의 합리적인 소비 행태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국내 주요 기종에 e심 탑재가 확대된다면 이러한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알뜰폰 요금제에 문을 두드리는 젊은층 고객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e심 도입이 알뜰폰 시장 전체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아직 국내 e심을 지원하는 기종은 애플의 아이폰 일부 모델을 비롯해, 이달말 출시되는 삼성의 갤럭시Z폴드4·플립4 시리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올 6월 LG유플러스의 신규 알뜰폰 파트너십 브랜드 ‘+알파’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박준동 Consumer서비스그룹장은 “e심이 9월 도입되면 순차적으로 MNO(이동통신사) 사업자 모델과 자급제폰부터 들어가기 시작하겠지만, 알뜰폰으로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라며, “물론 젊은 세대들은 자급제 e심폰을 구매해서 바로 알뜰폰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체 시장 지배력으로 놓고 봤을 때는 알뜰폰에서는 e심의 영향을 받으려면 내년 중·하반기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크게 고민하지 않더라도 e심을 이용해 알뜰폰으로 넘어오는 고객들이 계속 있다고 하면 당사 역시 이를 기회 삼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 있다고 생각하고, 기존 MNO에서 외국인이 국내 들어와 e심을 사용하는 부분들을 잘 스터디해서 고민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LG U+알뜰폰&이마트24 자급제 단말기 공동 프로모션. [사진=LG유플러스]
LG U+알뜰폰&이마트24 자급제 단말기 공동 프로모션. [사진=LG유플러스]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도 e심 신규 가입자 프로모션에 대해서는 우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향후 시장 흐름을 지속해서 주시하고 필요한 전략을 수립해나갈 방침이다.

A씨는 “9월 e심이 도입된다고 이때부터 당장 프로모션 전략을 가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알뜰폰 시장이 기존 MNO 대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 사실이며, e심이 상용화되는 시점을 바탕으로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업체별 대안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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