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는 각자 경영 스타일에 따라 4인4색 여름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는 고물가 등 글로벌 위기 속에서 경영 현안이 많고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여름휴가 기간 동안에도 편하게 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들 뉴리더들은 휴가 만큼은 상사 눈치 보지않고 연중 언제라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 서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선대회장 시대와 차별화된다"고 전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는 경영 현안을 챙기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서거나 휴식과 함께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21일과 22일 두차례 법원 공판에 출석한 뒤 오는 8월11일까지는 법정 일정이 없어 해외 출장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음 공판 출석까지 20일 가량 여유가 있기 때문. 

삼성전자 측은 "이재용 부회장의 출장 계획이나 행선지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재판부 사정으로 공판 기일에 여유가 생기자 중동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UAE(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찾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는 한편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 등을 모색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여름휴가 기간 동안에는 미국 출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반도체 기술 동맹이 한국과 미국 간 '한미 경제동맹' 핵심 이슈라는 점에서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이 경영의 중요 사안이기 때문. 

당초 이재용 부회장의 출장지는 일본이 거론됐지만 지난 5일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게이단렌) 회장단을 만난 바 있어 일본은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500만㎡(150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최태원 회장, 오는 27일경 미국 출장...여름휴가 기간에도 광폭 행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27일경 미국 워싱턴 출장에 나서는 등 여름휴가 기간에도 광폭행보가 지속된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이 투자를 확대 중인 수소, 배터리, 소형모듈원전(SMR)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와 관련 빌 게이츠 등 미국 내 주요 파트너들과 만날 것이란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에 집중한다. 미국 출장 이후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도 고민해야 한다. 

최태원 회장은 8월 하순 개최하는 SK그룹의 '2022 이천포럼'에도 신경써야 한다. '이천포럼'은 SK그룹 내 최대 연례 행사로 글로벌 석학의 경제전망 강연에 이어 SK그룹 최고경영진들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한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여름휴가 기간인 8월 초 휴식 시간을 갖는다. 정의선 회장은 자택에 머물며 하반기 글로벌 판매 확대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략,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해소 등 경영 구상에 나선다. 

정의선 회장은 현재 유럽 출장 중인 가운데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 현장에서 영국의 롤스로이스, 프랑스의 사프란 등 글로벌 주요 항공업체 최고 경영진들과 잇달아 면담하고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 등과 관련 업무협약을 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의 2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 하반기 출시와 글로벌 판매 확대를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 대표은 매년 7월말에서 8월초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낸다. 구광모 대표는 회장 취임 이후 매년 임직원들의 여름휴가를 챙기는 '휴가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은 평소 '아무리 바빠도 CEO부터 솔선수범해 여름 휴가를 통해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라'고 당부한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대표는 원자재 가격 급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재충전 후 하반기 경영계획 수립 등 현안을 점검한다.

한편,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대표 등 부산엑스포 유치에 한 마음 한 뜻으로 의기투합하고 있어 하반기 공통 전략으로 함께 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