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 전자책 시장 딛고 웹툰·웹소설 플랫폼 변신해 유니콘 등극 … 네이버·카카오와 함께 글로벌 IP 공룡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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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 전자책 시장 딛고 웹툰·웹소설 플랫폼 변신해 유니콘 등극 … 네이버·카카오와 함께 글로벌 IP 공룡 될까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6.24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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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시장은 국내 도서 점유율의 3% 불과 … 높은 수수료, 제한된 콘텐츠, 줄어드는 독서 인구로 한계 맞았다는 평가
- 리디, 웹툰·웹소설 등으로 진출 … 플랫폼으로 변신해 IP 확보
- 해외서 1200억 투자 유치하며 유니콘 등극
- 네이버·카카오도 북미에서 웹소설 플랫폼 인수 … 글로벌 IP 공룡 한국에서 나올 수도
전자책 플랫폼에서 웹 콘텐츠 플랫폼으로 변신한 리디 [사진 제공=리디]
전자책 플랫폼에서 웹 콘텐츠 플랫폼으로 변신한 리디 [사진 제공=리디]

리디북스에서 리디로 사명을 바꾸며 웹툰·웹소설 플랫폼으로 변신한 리디가 해외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글로벌 IP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계에 부딪친 전자책 시장을 넘어서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시장에 진출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2월에는 해외에서 12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유니콘 기업(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은 스타트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 역시 아시아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웹툰, 웹소설 분야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리디가 글로벌 IP 플랫폼으로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전자책 시장 한계 … 웹툰·웹소설 플랫폼으로 변신하며 사업 확장

리디는 원래 전자책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전자책 단말기인 리디 페이퍼를 통해 전자책을 구매해 읽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현재도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전자책 시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이 나오면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전체 도서 점유율의 3%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출판사에 대한 높은 수수료와 제한적인 콘텐츠 다양성, 감소 추세의 독서 인구로 한계를 맞았기 때문이다.

한때 ‘미래의 독서’ 시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국내 전자책 시장은 더 이상 커지지 못하고 정체되는 모양새다.

리디는 이러한 상황에서 웹툰과 웹소설로 시선을 돌렸다. 전자책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와 단말기 등 기반을 활용해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고, 웹소설 콘텐츠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웹소설로 출발해 메가히트를 기록한 작품 『상수리나무 아래』다. 김수지 작가가 2017년부터 연재한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로, 현재까지 400화 넘게 연재된 대작이다. 리디가 선보인 웹소설 중 단연 최고 인기작으로 꼽힌다.

리디는 2020년 8월 동명의 웹소설을 웹툰으로도 제작해 내놓았다. 그해는 물론 2021년에도 웹툰 <상수리나무 아래>는 리디 웹툰 대상을 수상하며 웹소설과 웹툰 모두에서 히트를 기록한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2021년 들어선 리디의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인 ‘만타(Manta)’에도 작품이 공개됐고, 다섯 달 만에 조회수 700만 건을 돌파하며 글로벌 팬덤을 끌어모았다.

리디가 웹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시장의 관심도 커졌다. 지난 2월 말 리디가 1천 2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국내 콘텐츠 플랫폼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이다.

리디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주도로 산업은행, 엔베스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고 알렸는데, 투자 유치 과정에서 리디는 1조 6천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배기식 리디 대표이사는 이에 대해 "리디는 투자 유치로 그동안 쌓아온 콘텐츠 사업 경쟁력을 인정받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를 확보했다"라며 "앞으로 리디가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사업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 북미서 웹소설 플랫폼 인수, 유럽 진출 시도 … 글로벌 IP 공룡 한국서 나올까

카카오의 일본 서비스를 총괄하는 카카오픽코마 [사진 제공=카카오픽코마]
카카오의 일본 서비스를 총괄하는 카카오픽코마 [사진 제공=카카오픽코마]

네이버와 카카오도 해외 웹툰, 웹소설 시장에 주목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동남아시아와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고, 카카오웹툰 역시 일본 법인인 카카오픽코마를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규모의 콘텐츠 시장인 북미 시장이 아시아 지역의 뒤를 잇는 결전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자회사 ‘왓패드’를 앞세워 북미 웹소설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지난 5월 미국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합병한다고 밝혀 네이버웹툰과의 승부에 기대를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하는 북미 시장은 하나의 문화권으로서 세계 최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 대결도 미국이 ‘본게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사는 올해 유럽에서도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9월 프랑스에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올해 3월에는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픽코마는 프랑스에 이어 독일, 스페인, 남미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도 올 상반기 프랑스에 유럽 총괄 법인 ‘웹툰EU(가칭)’를 설립할 예정이다. 동시에 프랑스어와 독일어 플랫폼에도 각각 200여개, 100여개의 작품을 추가해 작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아시아 지역을 넘어 북미와 유럽 지역으로 진출하는 가운데, 리디 역시 해외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글로벌 콘텐츠 경쟁에 참전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처럼 웹툰·웹소설 시장의 IP 공룡이 한국에서 나올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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