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어떻게 ‘ESG 명가’가 됐나…첫 시작은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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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어떻게 ‘ESG 명가’가 됐나…첫 시작은 산불?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6.22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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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탈석탄 선언으로 ESG 경영 첫 발
국내 최초 ESG연구소 신설…양질 정보제공
MSCI ESG 평가 ‘A’ 등급…국내 증권사 최초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 [출처=삼성증권]

2020년 호주에 대형 산불이 난다. ‘기후변화’ 영향이다. 호주 10대 학생들은 지역 석탄사업에 참여한 삼성증권에 투자철회를 요구한다. 이틀 뒤 삼성증권은 이들에게 서신을 보낸다. “환경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 꼭 중단하겠다.”

이후 삼성증권은 탈석탄 선언을 하고 ESG 경영에 속도를 낸다. 국내업계 최초로 ESG연구소를 신설하고 1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도 발행한다. 진실성 있는 행보에 작년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동종업계 최고등급을 받는다. 

미래세대의 목소리에 삼성증권은 오늘까지도 ESG 경영으로 답하고 있다. 이 과정 속 국내업계 최고수준까지 오른 삼성증권의 ESG 경영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기후위기로부터 시작된 탈석탄 정책…국내 ‘탈석탄 모범기관’ 선정


비영리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삼성증권을 '탈석탄 모범기관'으로 선정했다. 국내 100대 기관 중 7곳이 이 그룹에 속한다. [출처=기후솔루션]

삼성증권은 2020년 7월 호주 아디나광산 석탄터미널 개발사업 투자를 공식 중단했다. 호주 환경단체의 요구에 “광산을 둘러싼 환경적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답변과 함께 이러한 투자중단 의사를 전달했다. 

삼성증권은 덧붙여 “앞으로 ESG 투자정책 개선을 위해 기존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가 공동으로 선포한 선언으로 석탄발전 투자를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12월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자사의 금융활동이 환경,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고 이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위한 기준이다. 여기에는 탈석탄 투자 가이드라인도 담겼다. 투자 대상기업이 석탄 관련 매출비중이 30%를 넘으면 거래를 맺지 않는 방식이다.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성증권은 국내 비영리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꼽은 ‘탈석탄 모범그룹’에 포함됐다. 국내 100대 금융기관 중 7곳만 이 그룹에 속한다.

삼성증권은 기존 석탄투자를 줄인 만큼 친환경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첫 시작으로 작년 2월 업계 최초로 ESG 등급 인증 채권을 발행했다. 1000억원 규모로 발행된 채권은 미국, 프랑스 해외 친환경 에너지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ESG 위기에서 기회로…업계 최초 ESG연구소 신설


[출처=삼성증권]

삼성증권은 본업에서도 ESG 요소를 녹여내기 시작했다. 2020년 11월 업계 최초로 리서치센터 내 ESG연구소를 설립했다. ESG 투자수요에 대응해 개인 및 법인 고객들에게 양질의 ESG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연구소는 ESG 리서치, 자문, 컨설팅 업무 등을 수행한다. 

작년 5월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과 ESG 관련 업무 제휴를 맺으며 이 역량을 한 단계 더 강화했다. 

MSCI는 40년 이상 ESG 평가를 진행한 공신력 있는 ESG 정보업체다. MSCI가 평가하는 기업수는 전 세계 1만4000여 곳에 이른다. 삼성증권은 이러한 MSCI와 손잡고 글로벌 수준의 ESG 정보를 제공한다.

이렇게 든든한 역량을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ESG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대표상품은 ‘삼성 에너지 트랜지션 펀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BNP파리바가 운용하는 환경 전문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인프라, 대체운송 수단  3가지 테마에 투자한다.

2025년까지 펀드 외 채권, 신탁 등 ESG 상품 라인업을 1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2020년 20개 수준이던 ESG 전략펀드 수는 올해 70여 개까지 확대됐다.


ESG경영 추진 위한 조직개편…ESG위원회부터 임원협의체까지 입체적


[출처=MSCI]

지난 해 5월 삼성증권은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ESG 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위원회는 ESG 경영에 대한 전략, 정책방향 등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ESG 임원협의체도 별도로 구성했다.

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선 이사회 다양성도 개선했다. 삼성증권은 법무법인 산지 최혜리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첫 여성 사외이사다. 이로써 여성 사외이사 중 비율은 4명 중 1명으로 25%다.

이러한 노력에 대외평가도 2년 전과 비교해 확연히 개선됐다.

지난해 삼성증권은 MSCI ESG 평가에선 ‘A’ 등급을 받았다. 국내 증권사 최초다. 전년도 ‘BBB’ 등급에서 한 계단 올랐다. 같은 해 국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평가에서도 동종업계 최고 등급인 종합 ‘A’ 등급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BB') 한 계단 올랐다.

삼성증권은 다우존스지속가능성 평가에선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12년 연속 월드지수(DJSI World Index)에 편입됐다. '12년 연속 기록'을 가진 곳은 삼성증권, 삼성전기, 에쓰오일, 현대건설 네 곳이 유일하다. 

삼성증권은 미래세대에 대한 응답으로부터 업계 최고 수준의 'ESG 명가'로 떠올라왔다. 현재는 중단기 목표(2025~2030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 삼성증권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계속해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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