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현대車,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본격화'...전문가들 "현실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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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현대車,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본격화'...전문가들 "현실성 낮아"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5.3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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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車, 항공 분야 산업 활성화 위한 ’AAM 테크데이 2022’ 개최
- 다보스 포럼서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위한 비전 발표
- 현대車·고려대, 수소·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학∙석사 통합과정 설립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국내외 75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현대차가 이를 실행하기 위한 본격적인 초석 다지기 작업에 들어갔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 관련한 생태계를 전방위로 구축하기 위해 협업 및 투자를 다각도로 진행하는 가운데 인재 육성 사업까지도 직접 팔걷고 나섰다. 업계의 선구자로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다는 의지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이같은 과도한 미래지향적 목표 일부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현대차가 어떤 목표를 향해 가는지, 그리고 한계점은 없는지, 현대자동차그룹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도록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자동차]

미래 항공 분야인 AAM투자 발표에 전문가들 '우려'...왜?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사업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밝히면서 UAM(도심항공교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UAM을 넘어 RAM(지역간 항공 모빌리티),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으로 개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 후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 UAM, 자율주행 서비스,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현대차는 UAM과 RAM 기체 개발 및 핵심기술 내재화, 인프라 조성,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UAM을 넘어 AAM에 집중한다는 현대차의 목표에 의구심을 품는다.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뚜렷한 대책 없이 미래 산업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현대차는 UAM이 아직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AAM을 그리고 있다. 그렇게 되면 준 항공사를 표방하는 건데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대가 어떻게 진행해 나가겠다는건지 이해가 잘 되질 않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위원은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이 저가 항공사(LCC)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300km 정도를 날아가는 항공기를 타는 수요가 얼마나 되겠나. 서울-광주 거리면 사람들이 KTX를 타지, 돈을 더 주고 항공기를 이용하겠나. 게다가 이미 항공사들이 버젓이 있는 상황에서 경쟁을 어떻게 하려는건지 모르겠다. 현대차나 되는 대기업이 목표를 너무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젝트N 기체 [사진=현대자동차]

한편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개최한 'AAM 테크데이 2022'에서 하이브리드 형태의 첫 RAM 기체 '프로젝트N'을 외부에 공개했다. UAM은 배터리를 통한 전기 추진을 동력으로 삼는 반면 RAM은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띈다. 회사측은 수소연료시스템과 배터리를 동시에 이용함으로써 보다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조환기 청주대 항공모빌리티연구소 소장은 "UAM은 도심 내 모빌리티로 택시와 같은 개념이 될 수 있고, RAM은 지역 간 이동 개념이 된다. 도심 내에서만 운항한다면 경제적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지역간 이동으로 넓히는 개념이 되는 것"이라며 "전기로 추진하는 UAM은 배터리 무게나 용량이 충분하지 않다. 수소 전지를 통한 하이브리드는 그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중심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위한 비전 발표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다보스포럼'에 참가해 인간중심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비전을 발표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전환점에 선 역사'를 주제로 열렸으며,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이후 2년여 만에 대면회의로 운영됐다.

발표자로 나선 지영조 현대차그룹 이노베이션담당 사장은 완성차 회사, 부품사, 모빌리티 기업 등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비 유기적으로 산재돼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통수요 분석 기반 서비스 구현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구축 △교통약자 위한 포용적인 서비스 개발 등 산업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 현대차는 올 1월 싱가포르 정부산하기관 JTC와 협력해 미래 교통수요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향후 싱가포르 각 지역에 맞는 수요 응답형 버스, 자율주행 버스, 로보택시 등 최적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도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2020년 9월부터는 인천시와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추진했다.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는 승객의 이동편의를 위해 수요 응답형 버스, 전동 킥보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해 스마트폰 앱 하나로 이용 가능한 모빌리티·통합 결제 서비스다.

지영조 사장은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상호 연결되도록 서비스 플랫폼 구축부터 개별 서비스 개발까지 조율하며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영조 현대차그룹 이노베이션담당 사장이 24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에서 인간중심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세계경제포럼]

 

현대차-고대, 국내 최초 '학·석사 통합과정 계약학과' 설립...정부 도움 절실

고급 인력 선발의 어려움을 통감한 현대차는 아예 인재를 육성해 채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미래차 관련 인재 육성 과정의 경우 관련 학과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커리큘럼 체계도 아직 잡혀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와 고려대는 '스마트모빌리티학부'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수소와 로보틱스 2개 분야에 특화된 인재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내년부터 5년 동안 매년 인재 50명을 선발한다. 입학생들은 학사 3년6개월, 석사 1년6개월 과정을 거쳐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졸업 후 별도 직무 연수 없이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며, 수업 내용과 방식은 현대차와 고려대가 공동 개발했다. 현대차 소속 연구원이 겸임교수로도 참여한다.

현대차그룹 계약학과 운영 계획 및 현황 [자료=현대자동차]

입학생들은 통합과정 5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으며 해외 연구소 견학과 산학과제 참여 등의 혜택을 받는다. 졸업한 후에는 현대차 입사가 보장되며, 해외 대학 박사과정 진학 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 사장은 "미래 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은 혁신 역량을 갖춘 우수 인재 확보"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공학 리더 양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스마트모빌리티학부에서 배출되는 졸업생들이 현대차의 핵심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 이항구 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현대차가 인력도 키우고 미래 산업도 키우고 있다.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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