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시대, 글로벌 '소비양극화' 현상... "한국도 예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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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 시대, 글로벌 '소비양극화' 현상... "한국도 예외 아냐"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2.05.3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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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이션, 세계적인 '소비양극화' 현상 심화
국내 백화점·초저가 할인판매점 선전, 대형마트 실적 부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전세계적인 '소비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초저가 상품은 호실적을 기록하는 반면 대형마트는 고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도 금리인상 기조와 더불어 소비여력이 약화되면서 계층간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세계 '소비행태 양극화' 심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소비행태의 양극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명품을 비롯한 VIP소비와 초저가상품 매출은 늘고 있는 반면 중산층·저소득층 소비가 위축되면서 대형마트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미국 고급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1분기 매출 35억7000만달러로 시장 추정치를 웃돌며 선전했다. 한편 초저가 할인판매점 1달러샵 달러트리는 1분기 순이익 5억36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43% 급증했다. 반면 중간 단계 유통채널인 월마트와 아마존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월마트는 1분기 순이익 20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5% 감소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아마존은 이커머스 성장 기조 속에서 매출증가세를 이어갔지만 2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소득계층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유통주 실적이 엇갈렸다”며 “유통주 투자전략을 더 세밀하게 짜야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 연구원은 “달러트리, 달러제너럴의 실적이 월마트와 타깃과는 달리 좋았던 것은 월마트와 타깃에서 이탈한 중소득층이 저소득층 매출의존도가 높은 유통체인으로 이동한 것”이라며 “메이시의 경우 고소득층 소비는 탄탄했던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연내 금리 2.5%, 4%대 물가 부담, 국내 소비양극화 현상 ‘뚜렷’

글로벌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고물가·고금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내 2.5%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5월 물가상승률은 5%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우리나라도 계층별 소비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기업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유통업계 매출 동향도 미국 시장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에서 한해 2000만원 이상 물건을 구매한 VIP 매출은 지난해(52%)에 이어 올해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품 매출신장률이 지난해(80%)와 올해(64%) 모두 급성장하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백화점 3사(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은 해외명품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1분기 해외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5.1%, 23.4%, 30.6% 증가했다. 이에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모두 증가추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신세계백화점 1분기 매출액은 5833억원, 영업이익 1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각각 18.7%, 47.6%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매출 7400억원, 영업이익 1050억원으로 각각 9.4%, 2.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 5433억원, 영업이익 1027억원으로 각각 9.2%, 35.2% 증가했다.

한편 초저가 할인판매점 다이소도 꾸준히 호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다이소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2018년부터(2018년 10억 2021만원, 2019년 11억621만원, 2020년 12억7588만원)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다이소 지난해 전체 매출액도 2조6048억, 영업이익은 2838억원을 기록하며 7.6%, 63.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448억7000만원으로 83.5% 급증했다.

반면 중간단계 유통채널인 대형마트들은 1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소비여력이 위축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이마트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72% 급감했다. 표면적으로 나름 선전한 듯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정은 다르다. 본업 대형마트(이마트), 창고형할인점(트레이더스), 전문점(노브랜드) 등 핵심사업을 떼어내면 매출 4조2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찔끔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917억원으로 18.9% 급감했다. 흥미로운 점은 저가브랜드 노브랜드는 흑자전환한 성공한 반면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영업이익은 각각 18%, 33% 감소했다.

롯데마트 국내 사업 1분기 매출은 1조481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4% 찔끔 오르고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1662.1% 증가했다. 롯데마트 역시 표면적으로 선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마트 내 일부 사업을 이커머스로 전환하면서 손실액도 함께 이전 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 온라인 사업은 1분기 손실 166억원을 기록했고, 종전 방식대로 실적에 반영됐다면 오프라인 사업은 부진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익명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30일 <녹색경제신문>에 “엔데믹과 함께 2분기 오프라인 유통채널 매출은 일부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중산층 가계 지출이 줄면 중장기적으로 생활, 가정용품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할 수 있도 있다”고 전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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