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ESG 국정과제, 재계 '발빠른 움직임'...최태원 '인센티브 지원' vs 손경식 'ESG위원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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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ESG 국정과제, 재계 '발빠른 움직임'...최태원 '인센티브 지원' vs 손경식 'ESG위원회 출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5.1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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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총, 2022년도 제1차 'ESG 경영위원회' 개최...손경식 회장 "탄소중립, 속도조절 필요"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ESG, 새로운 사업 기회…정부·기업 원팀돼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에 앞장 서는 가운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ESG 경영위원회를 본격 출범하면서 선의의 경쟁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들어 ESG경영을 110대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민관합동 컨트롤타워 구성 등 체계적 ESG 정책에 나서자 재계에서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한상의, 경총 등 재계 경제단체도 ESG 경영 확산의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리고 전했다.

손경식 회장은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대통령 취임사에서 강조된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산업 현실과 에너지 상황을 균형 있게 살펴 연관 산업과 국민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 국내 여건에 맞게 '탄소중립' 속도 조절을 주장한 것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차 ESG 경영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경총]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차 ESG 경영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경총]

경총의 ESG 경영위원회는 친환경 경영,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하고 윤리적인 의사결정구조 확립을 선언하며 지난해 4월 26일 출범했다. 4대 그룹을 포함한 17개 주요그룹 대표이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경영계 최고위 ESG 협의체로, 참여그룹 소속 국내 계열사만 966개사에 이른다.

손경식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지난해 위원회 출범 이후 우리 기업들은 어려운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도 국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며 “ESG 경영을 한층 더 고도화하고, 성과를 국민께 적극 알려 기업가치를 스스로 높여 나가자”고 강조했다.

경총은 참여그룹의 ESG 경영 추진 현황을 공유하며, ‘기업주도 ESG 자율경영 확립’ 의지를 재확인했다. 각 기업 마다 ESG 가치에 기반한 새로운 기업 비전과 목표 수립, ESG 위원회와 전담부서 설치, 평가시스템 정비 등 조직·운영기반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본격적인 전략 이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ESG 경영위원회는 기획재정부 성창훈 장기젼략국장을 초빙해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나타난 ESG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을 듣고, 기업 현장의 다양한 애로사항을 전했다.

ESG 경영위원회에서 정부에 건의한 내용은 주로 환경(E) 문제에 집중됐다. 특히 탄소중립의 관건이면서도 개별기업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Scope 2’(간접배출), 즉 재생에너지·전력 공급 확대를 위한 국가 차원의 인프라 확충과 관련 기술 확보를 요청했다.

업종별 유연한 정책 추진도 건의됐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과 관련, 조선업종의 경우 업황 불황으로 건조량이 적었던 2018년을 기준점으로 삼을 경우 현재 수주가 증가하는 업종 상황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ESG 경영위원회는 또한 국내 ESG 책임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최근 의결권 행사 경향을 놓고 이해관계자 대화를 가졌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기업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은 모두 3378건에 달했다. 이 중 549건(16.3%)에 대해서는 반대의결권을 행사했다. 반대한 의안을 보면, 이사 선임에 관한 건과 이사 보수한도에 관한 건이 각각 178건(32.4%)씩이었다.

ESG 경영위원회는 국민연금의 반대의결권 행사 사유를 구체적으로 공시한다면 기업들이 개선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일부 위원은 "국민연금이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고도 실제 부결된 비율은 지난해 1.8%로, 최근 5년 평균인 2.4%를 크게 하회한다"며 "전체 주주 의사에 맞지 않는 결정"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경총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 속에 ESG 경영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장에 유연하고 능동적인 ESG 경영이 확산되도록 자체 노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정부와 산업계 간 소통도 더욱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기업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것 뿐 아니라 사회문제도 해결하는게 시대의 흐름"

한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4월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에서 "기업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것 뿐 아니라 사회문제도 해결하는게 시대의 흐름"이라며 "ESG를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태원 회장은 "과거에는 수출 많이 하고 세금 내는 '사업보국'(사업을 통해 나라를 이롭게 함)에 충실하게 살아왔지만, 최근 사회문제, 기후위기 등이 아젠다(agenda)가 되면서 기업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국민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라며 "시대변화에 맞춰서 기업의 역할이 변화하는 시점이고, 그게 ESG라는 화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이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해 발표하는 '더블바텀라인(DBL)'을 언급하면서 "작년보다 잘했는지는 알 수 있지만, 아직은 제한적이어서 모든 사회적 효과를 다 측정해낼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발전속도가 빨라지면서, ESG 측정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측정 툴을 통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전환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 민관이 합동으로 ESG 문제를 풀어나가면,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한국경제 지속가능성을 올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정부는 ESG가 기업에 규제가 되지 않도록 '인센티브 제공'과 '제도적 지원' 노력을 해야 한다"며 "경제계도 온실가스 감축과 미래 혁신기술 개발, 동반성장을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는 모습.[사진제공 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는 모습.[사진제공 대한상의]

이날 좌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당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형희 SK SV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민관 대표들은 ESG 관련 인수위 추진과제를 제시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합동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월 28일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정책세미나를 열고 "탄소중립을 통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며 '넷제로(탄소중립) 경제 성장론'을 제시했다. 

'ESG 전도사'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3월 대한상의 회장에 오르면서 ESG 경영팀을 중심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 이르는 ESG 경영 확산에 앞장 서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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