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저성장 위기…美 1분기 역성장,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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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저성장 위기…美 1분기 역성장, 한국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4.2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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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분기 경제성장률 -1.4% 역성장
한국 1분기 GDP +0.7%…수출만 올라
“한국 10년 내 잠재성장률 0% 진입”
[출처=Unsplash]

미국이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저성장 위기가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이달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세계경제성장률을 큰 폭(0.8%p) 하향 조정했다. 이 가운데 구조적인 저성장 늪에 빠진 국내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향후 10년 내 0%대 잠재성장률에 진입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여섯 분기 만에 첫 역성장…"경기침체는 기우"


1분기 기준 최근 3년 미국 GDP 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현지시각 28일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막 창궐한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6분기 만에 첫 역성장이다.

앞서 미국은 전분기 경제성장률 6.9%를 기록하며 이번 역성장을 바라보는 시장의 충격이 크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예상한 시장 전망치 1%를 밑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이번 분기 역성장을 이끈 요인은 다양하나 단연 물가가 그 중심에 있다. 지난 달 8.5%를 기록한 물가상승률은 가계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기업 생산비용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 드라이브를 가속화하는 점도 경기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기 역성장에도 아직까지 시장 수요가 높으며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에 이르는 등 성장궤도에 다시 오르기 위한 경기 펀더멘탈이 충분히 갖춰졌다고 보고 있다.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 레오 펠러 선임 경제학자는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 "경제에는 아직까지 억눌린 수요와 모멘텀이 많다"며 "높은 금리가 올해 성장률을 기존 4~5%에서 2~3%로 낮추는 등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다고 볼 수 있으나 현재로선 경기침제까진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이다은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미국 경기가 대외 요인으로 인해 1분기 역성장하긴 했으나 연준의 발언처럼 양호한 고용시장과 투자정책으로 견조한 상태를 보여주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 "10년 뒤 잠재성장률 0% 진입할지도"…구조적 저성장 가시화


1분기 기준 최근 3년 한국 GDP 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이렇게 전문가들은 역성장을 기록한 미국 경기전망을 다소 긍정적으로 내다본 가운데 한국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 0.7%(전분기 대비)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1.2%) 대비 0.5%p 내려간 수치다.

민간소비와 설비, 건설투자가 모두 부진한 영향이 컸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5% 감소했으며 설비, 건설투자는 각각 2.4%, 4.0% 하락했다. 다만 순수출(수출-수입)이 4.1% 증가하며 분기 성장률을 1.4%p 끌어올렸다. 부진한 내수를 수출이 간신히 방어한 셈이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수출과 내수 간의 큰 간극이 확인됐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여지가 큰 만큼 기존 성장률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 가능성도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이창용 신임 총재. [출처=IMF]

앞서 한국은행은 올 경제성장률을 연 3%로 전망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긴축정책 등 대외변수에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지난 19일 세계경제전망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를 반영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더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경제가 맞닥뜨린 문제는 내부구조에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피치 등이 한국 신용등급 하향요인으로 꼽은 첫 번째 문제는 저출산·고령화다.

한국은행 이창용 신임 총재는 21일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가) 뉴노멀 전환 과정의 도전을 이겨내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 추세가 이어지면서 장기 저성장국면으로 빠져들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라며 "경제정책의 프레임을 과감히 바꾸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민간 주도의 질적인 성장과 수출·공급망 다각화, 가계부채 연착륙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득 양극화 심화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략과 비전' 보고서에서 향후 10년 내 국내 잠재성장률이 0%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전략 한계, 경직된 노동시장, 기술혁신성 둔화 등 국내 기업규제를 일차적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한경연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성장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규제혁파를 통해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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