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 주공 시공단 "조합, 공사비 변경 계약 부정은 공사비 아닌 특정업체에 자재 몰아주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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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 주공 시공단 "조합, 공사비 변경 계약 부정은 공사비 아닌 특정업체에 자재 몰아주기 위한 것"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4.25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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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녹색경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녹색경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이 지난 15일 현대건설을 주축으로 한 시공사업단과 주택재건축조합간의 다툼으로 공사가 중단되고, 유치권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택조합이 공사비를 트집잡는 것은 공사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특정 업체에 자재를 사용하기 위한의도라는 주장이 나왔다. 

시공단은 지난 22일 조합이 특정 마감재 업체를 선정하도록 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가운데 시공사업단이 조합의 지정업체 리스트를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조합이 특정 업체의 마감재를 지정하는 공문을 발송해 특정 업체 사용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날 조합이 발송한 지정업체 명단을 공개했다.

조합이 시공단에 보낸 공문에 첨부된 특정업체 명단 일부 [자료=시공단]

이날 공개된 조합의 공문에는 티엔에스, 유로세라믹, 일신석재, 한샘, 새턴박스, 대림바스 등 업체명 등이 명시됐다.

시공사업단은 "일반적으로 착공 전 조합과 마감재를 확정하는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견본주택에 적용하는 과정으로 공사가 시작되면 자재를 발주하고 시공하게 된다"며 "조합은 전임 조합에서 결정하고 견본주택에 적용한 마감재에 대해 승인을 반려하고 특정 업체를 지정하는 공문을 발송해 정상적인 공사 진행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PVC창호에 대해서도 "20년 6월 체결한 계약서에 84㎡ 이상 조합원 세대에 대해서는 LG 동급이상으로 하는 것으로 표기되어있으나, 공문을 통하여 LG 하우시스에 대하여 창호제품의 규격별 견적을 기한 내 제출하지 않은 사유로 타사 창호제품을 구매 설치하라는 공문을 보냈고, 첨부 14과 같이 21년 10월에서야 창호 외부색상을 확정하여 결국 시공사업단에서는 자재발주 지연으로 인한 공기연장 9개월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합 "공문 작성중 발생한 오류...삭제해 달라"...공사 중단일자로 공문 보내

조합이 업체지정 공문이 오류라며 시공단에  보낸 공문 [자료=시공단]

이와 관련해 조합측은 공사가 중단된 지난 15일자로 "'주요마감재 자재품목·업체'내용은 해당 공문과 관련없는 사항"이라며 "공문 작성중 발생한 오류이므로 삭제"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녹색경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녹색경제]

증액 금액 5600여억원 중 절반이 넘는 3500억원은 물가상승분이고 나머지 2100여억원은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926가구 건축비 등이라는 게 시공단의 설명이다. 관련 법령 개정으로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면적이 건축면적에서 제외돼 926가구를 더 지을 수 있게 됐다.

증액한 공사비 3조2300억원은 건축연면적 3.3㎡당 500만원 정도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김헌동)가 최근 공개한 내곡지구 6개 단지의 평균 공사비 원가 약 648만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현재 시공사를 선정 중인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 재건축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가 평(3.3㎡)당 660만원, 지난해 11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입찰공고 공사비가 평당 610만원인 점을 보더라도 공사비가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녹색경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녹색경제]

건축자재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 인상은 국제 공급망 혼란에 바탕한 것이어서 장기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공사가 늦어질수록 공사비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공단 "공사변경 계약 부정 근본 원인은 공사비가 아니라, 각종 마감재를 특정업체에 몰아주기 위해선 공사변경계약서 부정해야 하기 때문"

조합측의 연석회의 제안 공문 [자료=시공단]

시공단 관계자는 "조합의 연석회의 제안 공문 3번 항목의 고급화 공사(특화공사, 마감재공사 등)는 조합의 요청을 적극 수용한다는 내용은 결국 지금 집행부에서 시공사업단에 요청했거나 향후 요청 예정인 마감자재나 업체에 대해서 고급화라는 명분으로 포장해 업체와 결탁,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향후 총회의결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재건축 사업의 비리 행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일반분양에 대한 준비가 시공사업단의 건축가산비 산정에 대한 비협조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주장 또한 조합이 요구하는 업체의 마감자재를 모델하우스에 적용 및 확정하여야 분양을 할 수 있다는 의도"라면서 "조합원 세대 뿐만 아니라 일반분양(4786세대)과 임대세대(1046세대) 전체 고급화를 통해 첨부의 마감자재를 적용해서 분양가에 반영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사변경 계약을 부정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공사비가 아니라, 공사변경계약서에 근거된 각종 마감재를 특정업체에 몰아주기 위해서는 공사변경계약서를 부정해야 하기 때문으로 판단되는 상황"이라며 "특정업체의 마감재 이권 때문에 공사변경계약을 부정해 입주지연 및 공사중단에 따른 유치권 행사 등이 발생한 현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빠른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원 62만6232.5㎡(18만9767평) 부지에 기존 5930가구를 철거하고 1만2032세대의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난 15일 공사가 중단한 시공단과 이전 조합은 2020년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비를 당초 2조6700억원에서 3조2300여억원으로 5600여억원 늘리는 과정에서 조합원(6100여명) 1인당 평균 1억여원의 추가 공사비를 부담하게 됐다.

현 조합은 공사비 증액 무효를 주장하고 있고, 시공단은 한국부동산원의 검증까지 거친 정상적인 증액이라는 입장이 충돌하면서 지난 15일 공사가 중단됐고 현재는 유치권 행사가 진행 중이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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