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52조원에 인수” 파격 제안에 트위터 측 ‘포이즌필’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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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52조원에 인수” 파격 제안에 트위터 측 ‘포이즌필’ 카드 만지작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4.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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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430억 달러에 인수, 아니면 주식 팔겠다” 제안
비상장 기업 전환 후 대대적 개혁 예고
트위터 측, “검토 중”이라면서도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 방안 고려
머스크, 세계 최고 부자라지만 현금 조달 방안엔 ‘물음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사진 제공=테슬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사진 제공=테슬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430억 달러(한화 약 52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겠다는 ‘파격 제안’을 내놓은 이후 시장이 떠들썩한 모양새다. 종전 시장의 예측대로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적대적 M&A에 나선 것이다.

당사자인 트위터 측은 “머스크의 제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면서도 ‘포이즌필(Poison Peel)’ 등 경영권 방어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52조원에 인수하거나 주식 팔겠다” 선언 … ‘대대적 개혁’ 나설까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인수 제안과 함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기존 보유 주식을 팔겠다”고 선언했다. 머스크가 보유한 트위터 지분은 9.2%다.

당초 머스크는 9.2%의 트위터 주식 매수 사실을 공개하며 최대 주주가 되었으나, 머스크에게 밀려났던 뱅가드(Vanguard) 그룹이 추가 매수를 통해 다시 최대 주주가 되면서 현재는 2대 주주가 된 것으로 확인된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자신의) 인수 없이는 불가능한 변화”를 필요로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할 경우 비상장 그룹으로 전환, 자신의 진두지휘 아래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그동안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해 이야기해온 다양한 변화들이 직접 트위터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를 전면 개편하고 암호화폐 도지코인을 결제 옵션에 추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또한 트위터 본사를 노숙자 쉼터로 제공하겠다는 다소 엉뚱한 제안도 내놨다. 이외에도 머스크가 그동안 트위터에 대해 표시해온 많은 불만들을 직접 해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정(Edit)을 가능하게 한다거나 가짜뉴스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등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트위터, “검토 중”이라지만... ‘속내 복잡’

트위터 측은 “머스크의 제안을 검토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속내가 복잡한 모습이다. 트위터 이사회와 경영진은 당장 동요하는 직원과 주주들을 다독이는 동시에 머스크의 제안을 거부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은 “트위터가 포이즌 필(Poison Peel)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이즌필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제공하는 제도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대폭 늘림으로써 머스크처럼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선 주주를 견제할 수 있지만,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식의 가치가 희석돼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 탓에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트위터는 단순히 머스크가 제안한 인수 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거절할 수도 있다. 실제로 트위터 주가는 지난해 7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는데, 머스크는 트위터 주식의 가치를 주당 54.20달러로 계산해 트위터의 가치를 430억달러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제안이 ‘헐값’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위터는 이날 전 사원이 참석하는 '올핸즈 회의'를 열고, CEO 파라그 아그라왈(Parag Agrawal) CEO가 직접 사원들의 동요를 잠재우려 노력했다. 아그라왈 CEO는 언제 최종 답변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철저한 검토”를 통해 “주주들에게 최선이 되는 결정을 하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 세계 최고 부자라지만 현금 인수에 대해서는 ‘물음표’

머스크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 부자이지만, 430억 달러라는 거액의 ‘현금’ 인수 제안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머스크가 2500억 달러(약 307조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금액의 대부분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주식으로 묶여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트위터보다 머스크에게 중요한 핵심사업인 만큼 함부로 매각하기도 어렵다.
 
물론 대출을 받아 인수 자금을 대는 방법도 있다. 단순 계산으로는 머스크가 이미 트위터 지분 9%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390억달러의 대출만 있으면 현금 인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상 머스크는 이미 8800만 주에 대한 개인대출을 받아 추가적인 대출 한도가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의 경영 스타일상 은행들이 그의 보유 재산을 ‘위험한 담보’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대출을 위협하는 리스크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머스크, “현금 충분, 플랜 B도”

머스크는 인수 제안 직후 테드(TED) 컨퍼런스에 출연해 “인수를 위한 충분한 자산을 보유 중이며, 인수 제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플랜 B도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자신감을 표하면서도 머스크는 “실제로 내가 트위터를 인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언급해 그의 진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그간 테슬라 CEO로서뿐 아니라 우주 산업(스페이스X)의 열정적인 투자자이자 ‘헤비 트위터리안(트위터 열혈 이용자)’, ‘도지코인의 아버지’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번 세상을 놀라게 한 머스크가 이번엔 SNS의 주인이 될 수 있을지,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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