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빌 게이츠 '인연' 재조명..."SK그룹 '테라파워' 투자 앞서 코로나19 백신 연구 지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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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빌 게이츠 '인연' 재조명..."SK그룹 '테라파워' 투자 앞서 코로나19 백신 연구 지원 받았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4.13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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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빌 게이츠, 탄소 중립 관련 서로 의기투합 '생각 일치'
- 최태원, SK그룹의 '넷 제로' 목표에 최적 수단으로 SMR 투자 나선 듯
- 빌 게이츠, 재단 통해 2014년부터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개발 지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빌 게이츠의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투자가 임박한 가운데 과거 인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빌 게이츠 또한 수년 전 부터 SK케미칼과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사업을 지속 지원해왔다"며 "최태원 회장이 테라파워 투자를 결정한 것은 빌 게이츠와 탄소중립에 대한 생각이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이 주축이 된 SK그룹은 미국 SMR 선도 기업 테라파워에 지분 투자를 결정 짓고 세부 조건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중 계약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SK그룹의 투자 규모는 테라파워 지분 10% 규모로 약 수백억원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성사되면 SK그룹이 글로벌 차세대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상징성이 있다. 

빌 게이츠가 2006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소형모듈원전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와 테라파워는 2028년까지 40억달러(약 4조9000억원)를 투자해 34만5000㎾급 소형모듈원전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SMR 투자에는 SK그룹 투자 전문회사 SK㈜와 SK이노베이션, SK E&S가 공동으로 참여해 차세대 원전과 관련 광범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란 예상이다.  

SMR은 탄소 배출량이 적고 발전 효율이 높아 ‘꿈의 원전’으로 불리고 있어 SK그룹이 추진하는 '넷 제로(Net Zero·배출하는 탄소량과 제거하는 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 배출량이 0 이되는 것)' 목표 실현에 있어 최적의 수단으로 평가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빌 게이츠는 지난해 2월 출간한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저서를 통해 “2050년까지 지구촌은 온실가스 배출량 510억톤(t)을 제로(0)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탄소중립을 이루지 못하면 코로나19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기술 혁신을 통해 탄소중립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빌 게이츠도 ‘제로탄소가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믿는다’고 했고, 기업인으로서 그의 말을 지지한다”며 “우리가 힘을 합치면 탄소제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 기업들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빌 게이츠를 공개 지지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SK그룹의 CEO 세미나에서는 "2030년까지 세계 탄소 배출 감축 목표량의 1%를 책임지겠다"며 “에너지와 환경을 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지도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빌 게이츠가 탄소 중립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 SMR 사업이고, 최태원 회장이 '넷 제로' 실현 수단으로 빌 게이츠의 SMR에 투자한 셈이다.

빌 게이츠는 오래 전부터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SK그룹의 백신 개발 사업에 투자해왔다는 점에서 최태원 회장과의 인연이 주목받는다.

빌&멀린다게이츠재단(BMGF)은 2014년 SK케미칼이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개발하는 장티푸스 백신 임상 연구에  490만달러(약 61억원)을 지원했다. 빌 게이츠와 최태원 회장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빌 게이츠는 2020년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에 360만달러(약 45억원), 1000만달러(약 124억원)를 BMGF가 후원하는 국제민간기구를 통해 간접 지원했다.

빌 게이츠는 2020년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협력 강화를 요청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하게 된다”며 “한국이 민간분야 백신 개발의 선두에 있다”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기술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SK그룹 투자 성사되면 '테라파워' 이사회에 최태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4월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빌 게이츠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은 물론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리는 중국 보아오 포럼에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테라파워 지분 투자 한다면 최태원 회장이 직접 이사회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의장으로 있어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경영 리더로 올라서게 된다"

SK가 지난해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미국 수소업체 플러그파워에 SK 투자 담당 경영진이 이사회에 참여한 사례가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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