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프리미엄'으로 태세전환...전문가 "반도체 수급난과 별개의 고부가가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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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프리미엄'으로 태세전환...전문가 "반도체 수급난과 별개의 고부가가치 전략"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4.08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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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 수익성 낮은 모델 줄이고 프리미엄 집중...모델 수 60% 줄인다
- 중국·인도·베트남, 양산형 모델 맹 추격...반도체 수급난 해소되면 폭발적 성장할 것
- 완성차업체, 프리미엄 모델 집중...수익성 노린다
[사진=폭스바겐그룹]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그룹이 박리다매에서 프리미엄 차량의 판매로 목표를 구축하고 재정비에 나섰다. 반도체 수급난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양산차에 대한 경쟁력이 중국이나 인도 등에 비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고가 모델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중적인 차량 판매율이 높은 폭스바겐은 저가형 모델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모델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 CFO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 인터뷰에서 "폭스바겐과 세아트, 스코다,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이 보유하고 있는 100개 이상의 모델 수를 오는 2030년까지 40개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내연기관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낮은 차를 정리하고 프리미엄 모델을 강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트랜드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 지더라도 프리미엄 모델에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중국이나 인도, 심지어 베트남까지 저가형 양산차들을 밀고 들어오다 보니 폭스바겐그룹이나 GM 이런 업체들이 밀리기 시작한다. 양산차에 집중할 이유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이 프리미엄 모델 집중 전략으로 갈피를 잡은 데에는 테슬라의 높은 실적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완성차업계를 둘러싼 다양한 악재 속에서도 테슬라는 높은 판매 실적과 영업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테슬라 차량은 완성차 업계에서 제조 마진율이 높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테슬라는 제조 마진율을 30%대다. 독일 다임러의 제조 마진율이 23.1%, 일본 도요타가 20.8%, 현대차의 제조 마진율이 18.9%인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의 마진율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테슬라의 올 1분기 생산량은 30만5407대로 전년 동기(18만4800대) 대비 69.4% 증가했다. 월가 평균 전망치(31만7000대)를 소폭 밑돌았지만,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판매 대수다.  테슬라 인기 차종인 소형 세단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가 전체 인도량의 95%인 29만5324대를 차지했다.

테슬라가 이처럼 높은 성장률을 보이자 폭스바겐도 수익성이 높은 고급 모델을 통해 영업익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 위원은 "전기차는 고급과 저가, 이렇게 둘로 양분화 돼 있다. 테슬라가 앞질러 가니까 폭스바겐과 같은 브랜드들도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진다면 폭스바겐이 다시 양산차에 공을 들일까.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더라도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이 위원은 "현재 파운드리 업체들이 증설은 하고 있는데 장비 업체들이 쫓아오질 못하고 있다. 결국 해소가 되고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 진다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장악하게 될 것"이라며 "폭스바겐의 프리미엄 전략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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