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증으로 인한 석유류 가격 상승이 10년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율을 4%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체감률이 높은 생활물가지수는 식품 등의 높은 상승세로 전년동월 대비 5%나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4월 1일부터 CJ제일제당과 롯데제과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즉석밥과 초콜릿류 등의 가격을 인상해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을 예고했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5일 "국제유가 등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어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개인서비스도 최근 외식품목의 확산 추이 등을 볼 때 마찬가지로 오름세가 크게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22년 3월 소비자물가는 106.06으로 전월보다 0.7% 상승했고, 전년동월대비는 4.1% 상승하면서 상승 폭이 전월에 비해 0.4%p 확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이 4%대에 진입한 것은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급상승의 주 원인은 석유류를 비롯한 공업제품의 급상승으로 분석된다. 공업제품은 전년동월비 6.9% 상승해 물가 상승을 이끌었고, 특히 석유류 공업제품은 31.2%나 급등했다. 또 축산물 상승률도 높았다. 축산물은 7.6%p 올라, 전년동월대비 하락한 농산물(-3.8%p)의 효과를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생선회와 치킨 등 외식물가의 상승도 눈에 띄었다. 외식서비스의 상승은 6.6%p(전년동월비)로 전체 서비스 상승률 3.1%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품목 중에서도 생선회(10%p), 치킨(8.3%p)가 가장 높은 상승을 기록했다. 

지출목적별 등락률에서는 교통 부문이 12.7%p 높아졌다. 유가 급등 등 연료비의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음식 및 숙박이 6.5%p 상승으로 뒤를 이었다. 

통계청은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 확대가 이번 달 전체 물가상승률을 0.53%p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달 상승 폭 확대는 대부분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 확대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