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軍전문가"우크라 전투력 만만치 않아...효율적인 대응 무기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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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軍전문가"우크라 전투력 만만치 않아...효율적인 대응 무기 갖춰"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2.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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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사진=CNN화면 캡처]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장을 넘어 공포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의 전투력과 항전의지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데다 과거 크림반도 합병과 돈바스 전투 경험으로 상당 수준의 무장을 갖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가 나왔다. 

러시아군과 지상전에 정통한 한 현역 군사전문가는 23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전면전 가능성이 높지 않고 핵무력을 동원할 수 없다면 러시아군이 손쉽게 우크라이나군을 제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조만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협상을 통해 출구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군전문가는 "지난 2014년 아무런 준비없이 당했던 크림반도 위기와 돈바스 전쟁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우크라이나군은 재블린(레이시온의 개인 휴대용 대전차무기) 등 러시아군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무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재블린은 글로벌 방산기업인 미국의 레이시온이 개발한 레이저 유도방식의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로 현존하는 모든 전차를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나토-러시아 전면전은 공멸...대리전 또는 국지전 양상 전망

폴란드에 배치된 미군의 모습 [사진=CNN화면 캡처]

그는 "북미의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유럽의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열강 대부분이 회원인 나토(NATO)군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없다. 당초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을 요구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투입된 러시아 지상군은 100여개의 대대전투단이 주력"이라면서 "대대전투단체제는 사단체제보다 현장 적응력이 높아 국지전에 유리하다. 이는 전면전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그는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나토는 직접 군사력을 개입하기 보다는 우크라이나 군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병력피해가 발생하면 자국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전투가 발생하더라도 대리전이나 국지전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일반적인 군사력의 관점에서만 비교하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해군과 공군은 나토가 우세하고 지상군에서는 20여만명에 이르는 러시아 군이 더 강력할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군, 2014년 돈바스 전쟁 경험으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등 갖춰

이번 침공에 대해서는 2014년 돈바스 전쟁 때와는 달리 나토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조기경보기(ISR) 등을 통해 사전에 첩보를 줬다고 그는 밝혔다. 

그리고 나토는 러시아 대대전투단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전차, 장갑차, 자주포에 대응할 수 있도록 NLAW(휴대용  대전차미사일), 재블린, 스팅어(휴대용 대공미사일) 등을 지원했다. 이런 무기들은 효율적으로 러시아군의 기갑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는 아르메니아전에서 대전차 무기로 맹활약한 터키산 드론 TB2도 수십대 도입했다. TB2에는 4개의 대전차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한번의 출격으로 최대 4대의 지상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면서 "TB2의 가격은 약 2만 달러(2200만원)로 상당히 가성비가 높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 1년 짜리 징집병이 주력...전차, 자주포 노후화로 전투력 장담 어려워 

러시아군의 자주포가 우크라이나에서 진격하는 모습 [사진=CNN화면 캡처]

우크라이나군에 비해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군도 약점이 있다고 군전문가는 지적했다. 

그는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용하는 러시아군은 숫자상 징병비율이 높다. 그런데 이들의 복무기간은 1년이다. 제대로 훈련을 받고 복무하기에는 복무기간이 너무 짧다. 소규모 특수부대와는 달리 이번에는 대규모 정규군이 동원됐기 때문에 전투력을 발휘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숫자상 절대 우위에 있는 전차, 자주포 등의 노후화도 문제"라며 "고성능 전차로 알려진 5세대 T-14아르마타는 아직 실전배치가 안됐고 1960년대부터 운용되고 있는 T-72가 이번 작전에서 상당히 많이 눈에 띈다. 러시아의 자주포 전력은 6500여문으로 이 중 3분의2가 70년대 전에 배치됐고 1989년부터 전력화된 MSTA은 나토군의 자주포에 비하면 성능이 한단계 낮다"고 짚었다. 

"당장 서진하거나 전선 확대는 어려워...향후 러시아계 많은 남부지역 노릴 것"

군전문가는 이같은 이유로 러시아가 추가적인 침공보다는 현재 확보한 지역을 자치주로 선포하고 철군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푸틴은 이번에 차지한 루간스크와 도네츠크를 앞서 병합한 크림반도처럼 자치주로 선포하고 미국과 협상을 거쳐 철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면서도 "향후 분위기가 냉각되면 러시아계가 많은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에서 또다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도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장기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강력한 경제제재를 감당해야 하고 우크라이나의 항전분위기가 강해 본격적인 해빙기가 닥치기 전에 철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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