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중간 결산 美의 판정승...곤경에 처한 푸틴, 다음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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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중간 결산 美의 판정승...곤경에 처한 푸틴, 다음 선택은?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3.07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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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CNN화면 캡처]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지 10일이 지났다. 현재까지는 미국이 판정승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예상했던 16일을 넘겼다는 점만 빼면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일거수일투족을 거의 다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러시아가 전혀 대비하지 못한 경제제재를 통해 곤경에 몰아넣었다. 이로써 자신은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러시아를 국제사회와 고립시키고 있다. 

아직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끝나지 않았지만, 중간 결산을 해보자면 러시아의 당초 계획은 실패했고, 미국의 정보전과 경제제재는 탁월한 효과를 거두면서 동맹들과의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푸틴, 침공명령부터 실패까지

러시아의 침공 직전 <<녹색경제신문>>과 통화했던 현역 군(軍)전문가는 러시아의 실제 전력이 알려진 것보다 대단치 않고 반면에 우크라이나의 전투력은 만만치 않다고 관측했다. (본보 2월24일자 軍전문가"우크라 전투력 만만치 않아...효율적인 대응 무기 갖춰" 참조)

키이우 시내의 파괴된 러시아 전차 잔해 [사진=CNN캡처]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침공을 명령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누구도 실제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 군부가 '전격전이라면 단기간에 승리할 수 있다'는 식의 보고를 했고 그것이 푸틴의 결단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는 분석했다.

하지만, 푸틴이 생각했던 전격전은 이미 실패했다. 만일 우크라이나와 싸워 이겨도 러시아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최소 50만명의 주둔군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원하고 있는 육군 병력은 15만~19만명으로 추산된다. 

부족한 병력을 메우기 위해 총동원령을 내리면 러시아는 스스로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문제인 경제와 보급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러시아의 아킬레스건...국가부도 코앞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CNN화면 캡처]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CNN화면 캡처]

이번 침공 계획이 비밀리에 수립된 데다, 갑자기 결정됐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의 경제 부처는 전혀 대비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것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금융계좌 동결이다. 러시아 부호들과 푸틴의 자금을 숨겨 둔 것으로 알려진 스위스의 동참은 확실히 이례적이다. 

또 한가지는 국제금융결제에서 필수적인 스위프트코드(swift code) 퇴출이다. 스위프트코드는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해 승인된 은행 식별코드(BIC)의 표준서식이다. 모든 은행은 고유한 스위프트 코드를 통해 국제금융결제를 받을 수 있다. 스위프트코드 퇴출은 외환결제기능 상실을 의미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3대 신용평가기관(무디스, S&P, 피치)인 무디스는 이날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3에서 Ca 등급으로 4단계 낮췄다. Ca 등급은 ‘투자 부적격 등급’ 중 최하 등급이다. Ca 등급 아래인 'C'는 파산 상태다.

무디스는 지난 3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3’로 6단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도 이날 BB+(부정적)에서 정크본드 수준인 CCC-(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피치는 지난 2일 기존 BBB(안정적)에서 B(부정적 관찰)로 하향한 바 있다. 

사실상, 러시아는 국가 부도가 코앞에 닥친 셈이다. 

궁지에 몰린 푸틴, 선택할 수 있는 카드 많지 않아...향후 국제 상황 가장 큰 변수 

러시아가 공개한 포아브의 이미지 [사진=CNN화면 캡처]

20여년 장기집권을 하며 소비에트연방 부활을 꿈꿔왔던 푸틴의 결단이 어느 쪽을 향할지가 향후 국제 정세와 경제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미 푸틴은 예측하기 어려운 독재자라는 것이 여러 외신의 공통적인 관측이다. 

현실만 놓고 보면 푸틴은 하루라도 빨리 이 상황을 끝내야 한다. 경제력은 장기전을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여서 국가부도가 임박한 러시아가 선택하기는 어려운 카드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으로 출구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우크라이나도 협상을 통한 종전과 러시아의 철수는 최대의 바램이다. 문제는 조건인데, 협상력을 높이려는 양측이 아직은 강경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이미 협상을 위한 만남이 진행되고 있어 푸틴이 적절한 수준의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수준에서 출구가 마련될 수도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쉽게 양보하거나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푸틴이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이 너무 커진 상황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만약 푸틴이 이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평화 재수립을 돕고 자주권과 영토 보전 및 존재할 권리를 인정한다면 제재는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 공화당은 러시아의 최후의 돈줄이라고 할 수 있는 석유 구매를 하지 말라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푸틴은 미국이 원하는대로 해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07년 러시아가 공개한 포아브의 폭발 실험 모습 [사진=CNN캡처]

푸틴이 꺼낼 수 있는 또 하나의 카드는 비핵무기중 가장 큰 위력을 가진 폭탄으로 알려진 포아브(FOAB)나 전술핵무기의 사용이다.

하지만, 이는 서방에서 '선을 넘은 것'으로 여길 가능성이 높아 쉽게 사용하기 어렵다. 그럴만한 명분이나 상황을 조작해야 하는데, 압도적인 정보력을 가진 미국을 속이기는 쉽지 않다. 

한편으로는 러시아 군부가 푸틴을 따른다지만, 포아브 이상의 무기를 사용할 경우 푸틴의 명령에 복종할지도 불분명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상당히 복잡한 인연을 맺고 있는 데다 이번 전쟁이 갑작스럽게 푸틴이 혼자 결정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푸틴은 최근 코로나19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보여 측근도 접촉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독재자 주변에는 아첨꾼들이 들끓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점도 예측을 어렵게 한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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