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車톡] "오프로드에 진심" 포드 레인저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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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車톡] "오프로드에 진심" 포드 레인저 시승기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2.17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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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L 디젤엔진, 213마력 최대토크 51kg.m 공차중량 2310kg
- 전장 5490mm, 전폭 1870mm, 전고 1850mm
- 가니쉬 최소화로 깔끔하고 다부진 외형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포드코리아]

다양한 픽업 트럭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어지고 있다. 브랜드마다, 그리고 각 모델마다 지니고 있는 특성이 다른 상황에서 포드의 레인저는 어떤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을까.

포드는 레인저를 1983년부터 2012년까지 생산했다. 1987년부터 2004년까지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보유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2세대 이후 7년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다.

그러다 2019년, 포드는 미드사이즈 픽업 시장에 다시 복귀하기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SUV 라인업 강화를 선언하면서 2021년 4월에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랩터 두 가지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번에 시승을 통해 만나본 차량은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이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녹색경제신문]

 

Exterior | 가니쉬 최소화...깔끔하고 다부진 외형

디자인 측면에서 볼 때 레인저는 '스타일리시'와는 거리가 멀다. 첫 인상은 둥글고 투박하다는 느낌이다. 날렵하고 세련된 모습보다는 오히려 단정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가니쉬를 덧대거나 굴곡을 넣는 등의 '장식 요소'를 최소화 해서다. 한편으론 투박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때문이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녹색경제신문]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곳은 프론트 그릴이다. 티타늄그릴 가운데에는 포드 엠블럼이 박혀있고 그릴 윗부분에는 '레인저'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엠블럼 아래로는 번호판이 자리잡고 있어 다소 복잡하다. 둥근 헤드라이트 아랫부분에는 LED램프가 들어가 야간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

측면에는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됨을 알리는 뱃지가 붙어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녹색경제신문]

후면 디자인은 전면과 마찬가지로 다소 복잡한 편이다. 기능 탑재나 장식요소 삽입 보다는 정보 전달에 집중한 느낌이다. 중앙에는 포드 엠블럼이 박혀 있고, 그 위로는 도어 핸들을 배치했다. 엠블럼 아래에는 커다랗게 '레인저'가 붙어 있고 오른쪽 위에는 해당 모델을 알리는 '와일드트랙'도 붙어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녹색경제신문]

짐을 싣는 트렁크 공간은 픽업트럭인 만큼 충분하다. 와일드트랙은 600kg까지 적재할 수 있다. 단, 데크게이트에 쇼바가 장착되지 않아 조심스럽게 열어야 한다. (보조석 앞쪽 수납함인 글로브 박스에도 쇼바가 달려있지 않기 때문에 도어가 툭 떨어진다. 5000만원이 넘는 차량의 사양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녹색경제신문]

전장과 전폭은 5490mm, 1870mm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픽업트럭 가운데 전폭이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다. 차체가 길더라도 전폭이 좁으면 도심에서 운행하기에 용이한 면이 있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전폭 : 1935mm) 전고는 1850mm로 넉넉한 편이다. 휠베이스는 3220mm로 안정적이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녹색경제신문]

Interior | 장식요소 없애고 실용성 강조

포드 레인저의 실내 디자인은 감성보단 기능에 충실하다. 실외에도 장식 요소를 제거해 심플함을 강조한 것과 같이 실내 또한 고급스러움 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와일드트랙은 도심형에 맞춘 만큼 시트나 기어박스의 가죽 등 곳곳에 오렌지 컬러의 스티치를 포인트로 넣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녹색경제신문]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8인치로 크기가 작다. 다른 경쟁사들이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비해 포드는 예전의 감성을 이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CD를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포드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내 조작에서의 아쉬운 점으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공조시스템 설정 방식'이다. 성에제거나 팬 속도·온도 조절은 센터페시아에 버튼 식으로 배치된 반면, 바람 방향 조절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서 설정해야 한다.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오토 이용중에 바람 방향을 바꾸려면 인포테인먼트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은 주행을 방해하는 불편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녹색경제신문]

두 번째는 '통풍시트의 부재'다. 와일드트랙과 랩터 두 종류의 구분이 오프로드와 시티용으로 명확하게 나뉜다면, 랩터에는 아니더라도 도심용으로 나온 와일드트랙 만큼은 통풍시트가 탑재됐더라면 소비자의 만족도가 한층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전반적으로 1열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전고가 1850mm인 만큼 헤드룸도 충분히 확보했다.

2열 좌석(왼쪽), 2열 시트를 올렸을 때(오른쪽) [사진=녹색경제신문]

2열은 시트가 꼿꼿하게 서있어 안락함은 떨어진다. 게다가 레그룸이 넓지 않아 답답한 느낌도 있다.

픽업트럭인 만큼 2열의 시트 아래에는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다만 시트 밑의 공간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는 듯한 디자인은 아쉽다. 바닥의 철이 그대로 노출될 뿐만 아니라 카펫의 절단면도 너덜너덜한 모습 그대로다. 공간에 꼭 맞는 사물함을 제작해 넣었다면 완성도 면에 있어서 만족도가 높아졌을 것이란 아쉬움이 든다. 투박함과 부족함의 경계는 확실해야 하지 않을까.

2열 시트 아래 수납공간 [사진=녹색경제신문]

Power Train | 도심형 와일드트랙 vs 오프로드형 랩터

2L I4 디젤엔진이 탑재돼 213마력, 최대토크 51kg.m를 발휘한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의 휠은 18인치를 적용했으며 뒷바퀴 서스펜션은 리프 스프링이 탑재됐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사진=녹색경제신문]

'휠과 서스펜션'은 와일드트랙과 랩터를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점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둘이 오프로드에서의 성능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이다.

휠을 보자면, 와일드트랙에는 18인치가 적용된 반면 랩터에는 17인치가 적용됐다. 휠이 크면 그만큼 타이어 분량이 줄기 때문에 일반 도로에서의 핸들링이 매끄럽고 단단하며 흔들림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휠이 작으면 그만큼 타이어의 분량이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쿠션이 있기 때문에 충격이 덜하다. 랩터에 17인치 휠이 적용된 이유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18인치 휠 [사진=녹색경제신문]

서스펜션의 경우 와일드트랙에는 리프 스프링 방식이 적용된 반면 랩터에는 코일식이 적용됐다. 

리프 스프링 방식은 코일식에 비해 충격흡수 정도가 덜하지만, 코일식의 강력한 서스펜션이 필요한 험로를 주행하지 않는 운전자에게는 리프 스프링 방식도 충분하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에 적용된 리프 스프링 방식 [자료=자동차용어사전, 사진=녹색경제신문]

차량 공차 무게의 경우 와일드트랙은 랩터에 비해 200kg 가량 가벼운 2310kg이다. 랩터보다 바디 프레임의 철 함량을 낮췄기 때문이다. 도심에 맞춰 가볍게 만들었기 때문에 연비는 10km/L 수준으로 랩터(8.9km/L)보다 높다. 게다가 디젤 연료가 들어가 비용 효율 측면에서는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주행 질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다만 디젤 특성상 소음이 어느정도 있는 편이며 고속 주행시 진동도 제법 전달되는 편이다. 풍절음도 있는 편이지만, 픽업차량 특성상 고속 주행 위주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안정적인 주행에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자율주행은 미흡한 편이다. 앞차와의 거리 조절, 정속 주행이나 차선이탈 방지 수준은 평이한 수준이지만, 속도가 20km/h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면 자율주행이 풀려버린다. 앞차가 멈추면 당연히 멈춰야 하는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풀리다 보니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멈출 때 까지는 자율주행이 유지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포장이 안된 도로에서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아쉬움이 남는 차량이다. 노면의 요철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장거리 오프로드 주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픽업트럭이면서도 도심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인지해야 한다. 일상과 레저 두 가지를 모두 취하고 싶다면 와일드트랙이 적절한 선택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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