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후토크] 유독 돋보인 스타트업 활약...대기업 발전전략 ‘터닝포인트’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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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2 후토크] 유독 돋보인 스타트업 활약...대기업 발전전략 ‘터닝포인트’ 제시했다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01.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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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중심 내부 역량 강화에서 ‘스타트업 발굴’ 통한 외부협력으로 운영전략 변모
-C랩 전시관 오픈한 삼성, 사내 벤처·스타트업 협력 주요 과제 및 혁신상 제품 전시
-LG도 스타트업 투자 프로젝트 LG노바 발표 “혁신 스타트업에 240억원 이상 투자할 것”
CES 2022 삼성전자 부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CES 2022 삼성전자 부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2년 만에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이번 ‘CES 2022’에서는, 유독 국내외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글로벌 가전업계 1·2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현재 협업과 투자를 펼치고 있는 유망 스타트업과 함께 부스를 꾸리면서 세계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 인수합병(M&A) 중심으로 내부 역량을 강화해오던 대기업들이 최근 스타트업 발굴을 통한 외부협력으로 발전전략을 바꾸고 있는 흐름에서, 이번 CES가 그 변곡점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CES는 대기업의 인프라와 스타트업들의 기술이 만나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준 혁신의 장이자, 앞으로 대기업이 내재화 중심에서 점차 외부협력을 기반으로 한 운영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음을 방증해줬다고 보여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사회와 산업 동향 속에서 대기업의 경직된 체재와 질서로는 쉽게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최근 업계 판단이며, 이에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스타트업의 기술에 적극 투자함으로써 새로운 출구를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부가 가치의 반도체 및 ICT 등 첨단산업의 경우 대기업들이 M&A 투자를 통해 해법을 찾는 사례가 많은데, 최근 복잡한 국제 정세를 극복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미·중 중심의 국제적 갈등이 기업 간 융합의 발목을 붙잡고 고도화된 기술력과 막대한 투자금을 요구하는 첨단산업에서는, M&A도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형국”이라며, “이제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하고 협업해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인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C랩’ 중심 협업 성과 오픈한 삼성, LG는 ‘LG노바’ 통해 혁신 스타트업 대규모 투자 예고


1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주 CES에서 스타트업 주요 협력 사례와 투자 방침 등을 밝히며 외부협업을 기반으로 한 향후 기업 발전전략 계획을 글로벌 참관객들에게 시사했다.

삼성전자 C랩 스타트업.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C랩 스타트업. [사진=삼성전자]

삼성은 이번 CES 스타트업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에 C랩 전시관을 마련하고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의 우수 과제와 더불어, 사외 스타트업 대상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로 육성한 스타트업 9곳을 공개했다.

C랩 스타트업은 이번 CES 2022 혁신상에서 최고혁신상 1개와 함께 혁신상은 무려 21개를 수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의 쾌거를 이뤄냈다. 이중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이 최고혁신상을 포함해 14개, 인사이드에서 독립한 스타트업이 8개다.

최고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은 반려견의 비문(코무늬)을 등록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앱 서비스를 개발한 ‘펫나우’다. 별도의 내장칩 삽입 없이 앱 하나로 반려견의 정확한 신원을 알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해당 앱을 열어 스마트폰 카메라를 반려견의 코에 갖다 대면 인공지능(AI)이 선명한 비문 사진을 찍어 서버로 전송함으로써 비문을 등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펫나우는 소프트웨어 & 모바일 앱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으며 나머지 혁신상을 수상한 우수 과제들과 함께 삼성의 C랩 스타트업 전시관을 꾸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CES에서 C랩 스타트업들이 역사상 가장 많은 혁신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기술력을 입증했다”라며, “당사는 우수 사내벤처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스핀오프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동시에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신설해 지금까지 총 400여개에 달하는 C랩을 탄생시켰다. 올해 안에 500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LG전자는 CES 기자 간담회를 열고 LG노바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글로벌 스타트업들을 소개했다.

LG전자의 CES 2022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이석우 LG전자 전무(LG노바 센터장). [사진=LG전자]
LG전자의 CES 2022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이석우 LG전자 전무(LG노바 센터장). [사진=LG전자]

LG노바는 지난해 LG전자가 스타트업 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출범한 혁신 조직으로, 기존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에 있던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개편한 것이다. LG노바 초대 센터장으로 기업은 IoT(사물인터넷) 분야 사업개발 전문가 이석우 전무를 외부에서 영입해 임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발표자로 나선 이석우 전무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보유한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세계 최대 전시회 가운데 하나인 CES에서 소개하게 돼서 기쁘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통한 혁신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에 2000만 달러(한화 약 24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투자 대상 분야는 헬스케어, 모빌리티, 스마트홈, 메타버스 등 신성장사업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이며 오는 7월 협업 결과를 공개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소개한 스타트업 사례 역시 신성장사업 분야에 치중된 모습이었다. ▲AR·VR 등을 활용해 물리치료, 스트레스 관리 등 다양한 가상현실 원격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XRHealth’ ▲LG 커넥티드 홈과 접목을 추진 중인 미국 모바일 전기차 충전 서비스 업체 ‘스파크차지(sparkcharge)’ ▲최초의 초현실적인 가상여행 경험을 개발하고 있는 ‘I3M’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스타트업은 지난 9월 LG노바가 개최한 공모전에 지원한 전 세계 1300여개의 기업 가운데 1차로 선정된 기업의 일부로, 선정된 팀들은 LG전자를 포함해 다른 파트너사와도 교류할 수 있고, LG노바의 이노베이션 에코시스템, 멘토링, 파일럿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다. 최종 선정된 팀들에게는 지분 투자 및 조인트 벤처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한편, 이번 CES에서는 이외에도 국내 벤처·창업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CES 혁신상을 받은 404개사 중 국내 기업은 89개사, 이중 벤처·창업 기업이 74개로 83.2%를 차지한다. 전체 404개사 기준으로는 약 5분의 1 규모에 달한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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