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칼럼] 에너지 빈곤 지역 수십억명, 탄소중립 달성하려면 원전도 대안에 포함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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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칼럼] 에너지 빈곤 지역 수십억명, 탄소중립 달성하려면 원전도 대안에 포함시켜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1.11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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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오는 23일 원자력발전을 녹색에너지로 분류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에서는 여전히 원전이 뜨거운 감자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탈원전도 친원전도 아닌 (원전을 줄인다는) 감원전을 공약으로 내놓은 것도 여전히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굳이 정치적 입장차이나 진영논리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은 원전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만큼 각자의 의견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의 얘기를 듣기보다는 자기 주장을 앞세우는 상황이어서 사회적합의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취재 과정에서 느낀 솔직한 심정이다. 

에너지 빈곤국에 대한 논의 없어...에너지는 누구에게나 절실한 문제

국내에서 원전을 친환경으로 볼 것이냐 하는 논쟁은 대개 선진국이나 강대국 사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EU가 원전을 녹색에너지로 분류한다는 초안을 발표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은 것도 그렇고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주요국들이 모두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하고 있다는 논리도 같은맥락이다. 

그런데, 전세계 약 80억명의 인구가 모두 태양광이나 풍력같은 신재생에너지로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는지는 사실 의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간헐성으로 인해 막대한 에너지 저장장치 투자가 필요한데, 이는 선진국에서도 비용을 감당하는 문제로 망설이는 대목이다. 

아프리카 대륙은 연평균 약 6%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2050년까지 현재 인구의 3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현재 약 6억4000만명이 전기가 없는 삶에 시달리고 있다. 

인구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아프리카 인구는 현재 약 14억명에 이른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목표한 2050년에는 약 40억명을 넘고 이중 절반인 20억명이 전기 없이 살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들이 얼마나 불편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살아야 하는지 이해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프린시 음톰베니 아프리카포뉴클리어 설립자 [사진=음톰베니 트위터]

음톰베니 "원전, 아프리카 에너지 빈곤, 기후변화, 빈곤·불평등·실업 해결에 중요"

아프리카에서 원전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원전 홍보전문가는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원자력에 대한 과학자와 일반인 사이의 격차가 너무 커서 과학적 사실이 언변에 압도된다고 토로했다.

아프리카포뉴클리어(Africa4Nuclear)의 설립자 프린시 음톰베니(Princy Mthombeni)는 지난 6일 영국의 원자력 전문매체 월드뉴클리어뉴스 기고를 통해 "원자력은 아프리카 에너지 빈곤을 해결하는 동시에 기후 변화를 완화하고 빈곤, 불평등, 실업이라는 세 가지 위협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정책 입안자, 의사 결정권자 및 일반 대중은 원자력의 이점에 대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음톰베니는 이어 "10년 이상 원자력 산업에 종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가 우리 생활과 경제를 강화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과학자와 일반 시민 사이의 격차가 너무 커서 특히 원자력에 관한 과학적 사실이 언변에 압도된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원자력과학자들이 공감하는 주제다. 최근에는 과학자들이 입을 떼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환경단체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음톰베니는 "아프리카 개발 은행에 따르면 6억4000만명이 이상이 에너지에 접근할 수 없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아프리카 국가의 전기 접근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40%에 불과한 것과 일치한다"며 "또한 7억9200만명이 원시적인 난로에서 전통적인 화석연료로 식사를 준비한다. 이들의 수는 2030년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고, 기저부하가 가능한 에너지원인 원자력은 기후 변화 문제를 완화하면서 아프리카 대륙의 에너지 빈곤을 해결하는 데 핵심"이라면서 "기저부하이기 때문에 대륙을 빠르게 산업화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빈곤, 불평등, 실업의 3가지 위협을 해결한다"고 강조했다. 

음톰베니는 "석탄은 오늘날 남아프리카와 같은 국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따라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은 이 부문에 고용된 수천명의 사람들과 이에 의존하는 나머지 사람들의 삶과 생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석탄 발전소를 영구적으로 폐쇄하는 대신 개조된 SMR로 석탄 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이미 탐색 중인 기회를 제공하는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의 개발에서 이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석탄에 의존하는 지역 사회의 지역 경제가 계속 번창할 수 있다. SMR은 초기 자본이 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목적에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全 지구적 문제...에너지 빈곤에 시달리는 수십억명 잊지 말아야  

이미 시작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탈석탄·탈화석은 무엇보다 서둘러야 하는 명제다. 1년, 혹은 한달이라도 앞당길 수만 있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국내 반원전 환경단체들이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기후문제는 특정 국가나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인 문제다. 만일 전 세계가 합의한 방향이 있다면 같이 가야 한다.

원전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편중된 지식을 넘어 과학자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 원전을 보다 안전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훌륭한 대안이 생기는 것일 수도 있다. 

아시아 지역과 남미, 아프리카에는 에너지 빈곤에 시달리는 수십억명의 사람이 살고 있고, 이들에게 탄소중립을 요구하면서도 에너지 빈곤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바라카 원전 전경 [사진=한전]
바라카 원전 전경 [사진=한전]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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