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고래 배설물 활용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 눈길
올해 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가 1억 달러, 우리 돈 약 1200억원을 상금으로 내건 탄소포집 대회의 열기가 뜨겁다. 인공 고래 배설물을 만들어 탄소를 흡수하거나, 음파로 공기 중 탄소를 포착 및 격리하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넘쳐난다. 일정 부분 기술이 검증될 경우 다수의 투자유치도 넘볼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머스크재단-엑스프라이즈 탄소감축 대회 개최
머스크 재단이 후원하는 비영리 벤처재단 엑스프라이즈(Xprize Foundation)는 탄소감축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기업에게 1억 달러의 상금을 내걸었다. 이번 대회는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공약을 내건지 약 1개월만에 이뤄졌다.
주최측에 따르면 대상을 받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먼저 연간 최소 1000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을 실증해야 한다. 단순 개념·이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또 비용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연간 100만t 제거에 따른 비용을 모델링하고, 향후 연간 기가톤(Gt)급 규모의 감축을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규칙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매년 약 10Gt 규모의 순탄소절감이 필요하다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연구에서 착안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는 "이 대회는 이론경쟁이 아니다. 우리는 기가톤급 규모에서 측정가능한 영향을 만들 수 있는 현실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팀을 원한다"며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개최사에서 밝혔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주목…인공 고래배설물부터 음파 탄소포집기술까지
각국에서 참여한 팀들이 기술개발에 한창인 가운데 호주의 웨일엑스(WhaleX)팀은 유력 우승후보로 점쳐지는 후보 중 하나다. 웨일엑스는 19일 정부의 허가를 받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에서 8km 떨어진 해상에서 주로 인과 철로 구성된 인공 고래배설물 300리터를 살포했다.
고래 한 마리가 살아있는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은 33t으로 알려져있다. 주로 고래의 배설물이 플랭크톤 성장을 촉진하는 비료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필랑크톤은 번식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죽을 때 이를 가지고 해저로 가라앉는다. 연구팀은 이 부분에서 기술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웨일엑스는 이번 실험에서 이산화탄소 2t을 격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1톤 당 감축비용은 25~30달러로 엑스프라이즈의 수상조건인 실증과 비용추정을 모두 충족한다.
이외에도 현재 대회에는 해초류 재배를 통해 탄소를 격리하는 '팀아트무(Team Atmoo)' 초저가 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을 갖춘 '랩에어(RepAir)' 음파를 통해 탄소를 포착하는 '팀스카(TeamSCAR)' 등 톡톡 튀는 팀들이 경쟁하고 있다.
대회는 2025년 4월 지구의 날까지 총 4년 간 이뤄진다. 엑스프라이즈 마르시우스 엑스타부르 기후환경 부사장은 "배출량 감축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와 탄소 제거와 같은 추가적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 대회는 향후 기후변화를 안정시킬 수 있는 확장 가능한 해결책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