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동향]갈 길 먼 수소경제...녹색 수소는 0.03%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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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동향]갈 길 먼 수소경제...녹색 수소는 0.03% 뿐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12.2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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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EA "녹색 수소는 0.03% 뿐...韓·日, 호주에서 수소 수입하게 될 것"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는 만큼 가장 지속가능한 연료다. 산소와 결합하면 물이 되고 그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터빈 발전 방식에 비해 에너지 효율(26%)도 높다. 그래서 궁극의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손꼽힌다. 

정부도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수소를 최대 9%로 높은 비중을 목표로 하고 있고, 여러 기업들도 앞다퉈  '수소 동맹'을 맺으면서 많은 뉴스를 쏟아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 녹색수소 생산이나 공급망보다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수소로 대체하는 에너지 전환 수준에 멈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작 녹색수소 생산과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소경제가 탄소배출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 아직까지 수소는 친환경 연료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IEA "수소〓친환경?...녹색 수소는 전체 수소 생산량의 0.03% 뿐"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소자체는 확실히 친환경적인 연료지만, 일명 '수소 사다리' 즉, 어떤 과정을 통해서 수소가 생산되느냐를 살펴봐야 실제 친환경 연료인지 판단할 수 있다. 

지난달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행한 국제수소연감(Global Hydrogen Review 2021)에 따르면, 지난해 수(水)전해를 통해 생산한 수소는 전체 수소의 0.1%에 불과하고, 전력원까지 친환경적인 녹색수소는 0.03%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직까지 수소는 완전한 친환경 연료가 아닌 셈이다. 특히, 지난해 전체 수소의 대부분은 탄소를 직접 배출하는 과정을 통해 생산됐다. 천연가스 59%, 나프타와 휘발유 정제 과정의 부산물(By-product) 21%, 석탄 19%다. 0.1%의 수전해 수소를 제외하면 모두 화석연료에서 생산된다. 또한 수전해 수소의 70%는 석탄이나 가스 발전을 통해 얻어진다. 수소연료를 얻는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수소 공급원별 비중. 녹색수소는 0.03%에 불과하다. [자료=IEA]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에 대해서는 아직 '그린 워싱(위장 친환경)' 논란은 불거지지 않고 있다. 기후·환경단체들에게도 수소는 다소 멀지만,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라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소가 친환경이라는 등식은 아직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어떻게 녹색수소 생산을 늘릴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적인 에너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IEA "韓, 수소 대부분 호주에서 수입하게 될 것"

IEA보고서의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의 수소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따라서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IEA는 예측했다. 

2050년 국가별 수소 수급 예측 [자료=IEA]

반면에 중동, 호주, 뉴질랜드, 북아프리카 등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압도적으로 많아 일본이나 한국처럼 수소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수출을 하게 될 전망이다. 

서호주에서 생산한 수소를 한국이 수입하는 모델 [자료=IEA]

실제로 지난 27일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액체수소운반선이 호주를 향해 첫 항해에 나섰다. 

그런데, 한국기업들은 여러개의 수소동맹을 유행처럼 만들고 있지만, 아직 녹색수소 생산 또는 수입과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창원시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

하지만, 1인당 석탄발전량이 세계2위인 한국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은 27일 창원시에 도심분산형 소규모 수소연료전지발전소 8기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오는 2023년 하반기부터 창원시의 약 3만8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사업은 친환경 분산형 에너지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소규모로 설치, 운영하는 것"이라며 "대규모 부지 및 계통연계, 인프라 공사 없이 전기를 생산,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한수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업무협약에 참여한 경남에너지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생산한 수소를 공급하게 된다. 한수원과 창원시는 친환경이라고 말하지만, 녹색수소가 아닌 만큼 '탄소중립'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다만, 녹색수소가 수요만큼 공급된다면 '탄소 중립' 발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 

독일, 녹색수소 지원에 1.2조원 투자..."자급자족 어려워 수입도 필요"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면 녹색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수소는 그레이수소(화석연료를 통해 생산하는 수소)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독일 정부가 기후 보호에 대한 투자확대에 따라 'H2글로벌 프로젝트'로 명명된 녹색수소 지원 사업에 향후 10년 동안 9억 유로(약 1.2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기후부 장관은 "향후 녹색 수소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독일에서의 생산뿐 아니라 수입도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하벡 장관은 "따라서 우리는 국제 수소 경제를 활성화하고 H2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는 녹색수소를 '이중경매'를 통해 사고 파는 과정에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는 녹색수소 생산이 아직은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의미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리 정부도 보다 구체적인 녹색수소 지원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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