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인사 2022 ⑦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끝낸 조현범 회장 승진, '3세 경영' 돌입...실적 회복 등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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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인사 2022 ⑦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끝낸 조현범 회장 승진, '3세 경영' 돌입...실적 회복 등 과제 '산적'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12.26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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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과 경영권 분쟁 마무리...조양래 명예회장 성년후견 심판 남았지만 큰 영향 없을 듯
- M&A등 신사업 속도낼 듯...노조 갈등 등 과제 도 해결해야

조현범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연말 임원인사에서 한국앤컴퍼니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이른바 ‘형제의 난’을 끝내고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은 효성그룹 창업자인 고(故) 조홍제 명예회장을 시작으로 한국앤컴퍼니의 조양래 명예회장, 조현범 회장으로 이어지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승리했다는 선언"이라며 "조양래 명예회장의 정신 감정 결과에 따라 성년 후견 심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형제간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지만 그룹 회장이 정해지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은 더 이상 문제가 안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타이어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022년 1월1일자로 그룹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CEO(최고경영자) 조현범 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한국타이어를 글로벌 6위의 타이어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한 조양래 회장은 명예 회장으로 추대됐다.

조현범 회장은 1998년에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마케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한국타이어 CEO 등을 역임하며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성장 및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이뤄냈다. 특히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6조4540억원을 달성해 타이어 분야 세계 7위에서 한 단계 상승한 6위에 올려놨다

조현범 회장은 중국 중경, 헝가리, 미국 등 해외 공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며 세계 각국에 8개의 글로벌 생산기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또한 지난 2004년 한국타이어의 대대적인 CI 리뉴얼을 주도하고 이를 활용한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아우디, 벤츠, BMW, 포르쉐, 테슬라 등의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에 신차용 타이어(OE:Original Equipment) 공급을 성사시키는 등 한국(Hankook)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조현범 회장 취임으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새롭게 정립된 미래 혁신 방향을 중심으로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를 적극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조현식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한국앤컴퍼니㈜ 고문을 맡으면서 '형제 갈등'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한국앤컴퍼니, 효성그룹에서 분리 독립...조양래 명예회장, 조현식 고문 등 경영일선 퇴진

한국앤컴퍼니는 1980년대 효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했다. 효성그룹은 조홍제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한국타이어(한국앤컴퍼니의 전신)는 차남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물려받았다. 

이번에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회장이 장남 조현식 고문과의 분쟁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승계한 것이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작년 6월 당시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6%를 넘겼다. 조현범 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조현범 회장의 지분(지난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은 42.03%, 조현식 고문의 지분은 18.93% 수준이다.

(왼쪽부터) 조양래 명예회장, 장남 조현식 고문, 차남 조현범 회장

하지만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남아 있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 심판을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 조희경 이사장은 “부친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내려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립정신건강센터, 신촌 세브란스 병원 등이 감정을 거절했고 분당서울대병원도 최근 ‘감정촉탁진행불가’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성년 후견 개시 심판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에서 법원이 조희경 이사장의 손을 들어준다면 블록딜 지분 매각 무효화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현범 회장은 실적 회복 등 또 다른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노조와의 갈등이다.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는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국내 공장 파업을 겪었다. 24일간의 총파업으로 대전·금산 공장이 멈추면서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사 타이어 제품으로 대체하는 등 고객사 이탈이 발생했다.

한국타이어의 내년 실적 전망도 부정적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늦어졌고,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한국타이어 영업이익은 18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5% 줄어들었다. 북미 지역 3분기 수출액의 경우 14.6% 감소했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3명(구본희-이상훈-정성호), 전무 3명, 상무 4명, 상무보 10명이 승진했다. 

구본희 부사장은 연구개발혁신총괄을 맡아 미래 타이어 기술력을 포함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초고성능 타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 기술력 선도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 승진했다.

이상훈 부사장은 중국본부장을 역임했고, 현재 구주본부장으로 재임하면서 한국타이어의 핵심 시장으로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주지역에서 초고성능 타이어 판매의 획기적인 증가를 이끌어냈다.

정성호 부사장은 안전생산기술본부장으로서 글로벌 생산기지의 유기적 운영 체계를 구축하며 전세계 고객들에게 최상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제조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측은 "2022년 정기 인사를 통해 글로벌 혁신 그룹으로의 성장 가속화와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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