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家 경영권 분쟁] 조현범·조현식 주총 표대결 '무승부'...새 감사위원 역할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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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타家 경영권 분쟁] 조현범·조현식 주총 표대결 '무승부'...새 감사위원 역할에 쏠리는 눈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3.3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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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조현범 사장 vs 장남 조현식 부회장' 형제간 갈등 심화될 것이란 전망나와
- 조현식 부회장 측, 향후 거취에 대해 "변동사안에 대한 공식발표는 예정된 바 없다"
- 새 감사위원, 조현범 사장의 사업 방향에 제동 걸 가능성...이한상 교수 "지속가능한 성장 도모"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이 무승부로 일단락됐다.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선 형님 조현식 부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주총에서는 동생이자 그룹 최대주주인 조현범 사장이 승리했다.

각각 1승을 나눠 가지면서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조현식 부회장 측은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향후 거취에 대해) 관여하고 있는 부분이 아니라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면서 "직함 등 변동되는 사안에 대해 따로 공식적인 발표를 예정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30일 오후 열린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에서 조현식 부회장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에 선출됐다. 

조현범 사장 측이 후보로 제안한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가 표대결에서 이 교수에 밀린 것이다. 양측 후보의 득표율은 이례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사회 의장인 조현식 부회장이 가결 여부만 공개하면서다.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

반면, 같은 날 오전에 열린 한국타이어 주총에서는 조현범 사장이 추천한 인사들이 선임됐다.

특히 최대 안건이었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에는 조 사장이 추천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이 84%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선임됐다. 조현식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이 제안한 감사위원 후보의 득표율은 16%에 그쳤다. 

또 조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8.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반대가 있었지만 사내이사에 무난히 재선임됐다.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이 각각 승리를 나눠 갖는 이변이 연출되면서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업계에선 조 부회장이 대표이사 외 부회장과 이사회 의장 직함은 유지한 채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가능성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조 부회장은 이한상 교수의 감사위원 선임이 마무리되면 대표이사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현범 사장은 작년 6월 부친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지분 전량(23.59%)을 넘겨 받아 지주사 지분 42.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특수관계인 지분은 조현식 부회장 19.32%, 차녀 조희원 씨 10.8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 0.83%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지분구도로 보면 조 부회장을 비롯해 나머지 자녀들이 지분을 모두 합해도 조 사장의 지분을 넘어서지 못한다. 이에 경영권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다만 이한상 교수의 감사위원 선임은 조현범 사장의 경영 행보에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조 사장의 투자 등 사업방향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이한상 교수는 전날 SNS를 통해 "개미 주주들께서 본인들을 대표해 회사일을 잘 살펴 달라고 기회를 주신 일이니 앞으로 회사 상황을 잘 파악하겠다"며 "장기적으로 모든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일 주총에선 지난해 말 상법이 개정돼 주주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이번 결과에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 본사. [사진=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 본사. [사진=한국타이어]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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