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하마, 비트코인…꺼지지 않는 친환경 논쟁
상태바
전기 먹는 하마, 비트코인…꺼지지 않는 친환경 논쟁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12.22 2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테슬라, 환경문제로 비트코인 결제보류
-중국 채굴금지에도 채굴량 그대로
-크립토기후협약 등 업계 자구안 증가
[출처=픽사베이]

비트코인 친환경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암호화폐 채굴에 들어간 에너지 소비량은 지난해 벨기에, 핀란드 등 국가가 이용한 전체 전력량을 뛰어넘는다. 지난 5월 중국당국의 채굴업체 단속에 위축된 채굴량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아직까지 채굴업체 절반 이상이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태워 사용한다는 것. 비트코인의 탄소배출 문제가 거론되는 이유다.


일론 머스크가 쏘아올린 친환경 논쟁


비트코인 친환경 논란은 지난 5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의 발언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암호화폐의 반환경적 문제를 지적하며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15% 하락하는 등 곤두박질쳤다.

논란이 커지자 머스크는 다음 달 해당 결정을 철회했지만 한 번 불붙은 논란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당시 머스크도 "(비트코인을 채굴할 때) 청정에너지를 사용할 경우"에만 거래를 허락한다는 조건을 달기도 했다.

지난 5월 테슬라 비트코인 거래를 보류한다는 일론 머스크 대표의 발언. [출처=일론 머스크 트위터]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oW) 방식을 통해 채굴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성능, 대량의 채굴기를 경쟁적으로 가동하게 되면서 많은 양의 전력이 소모된다. 특히 암호화폐 채굴 과정에 들어가는 에너지 60%가 화석연료로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임브리지대학 비트코인 에너지소비지수(CBECI)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누적 비트코인 전력사용량은 93.43테라와트시(TWh)다. 이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두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체 전력량과 맞먹는다.

전년 기준 벨기에(84.66TWh), 핀란드(81.18TWh), 오스트리아(71.45TWh) 등 일부 유럽국가의 1년 에너지 사용량을 뛰어넘는 규모이기도 하다.


암호화폐 채굴량, 중국의 채굴단속에도 줄지 않아


비트코인 전력사용량 1년 추이. 지난 5월 중국당국의 규제로 전력량이 줄어들었으나 7월 바닥을 짚고 다시 오르는 모습. [출처=CBECI]

최근에는 중국당국이 지난 5월부터 암호화폐 채굴을 단속하며 전체 전력소비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도 있다. 케임브리지 대안금융연구소(CCAF)가 추정하기로 중국은 전체 암호화폐 채굴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최대 단일국(2020년)이다.

다만 단속 이후 중국 내 채굴업자들은 미국, 카자흐스탄 등으로 둥지를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해시레이트(비트코인 채굴 측정 단위) 점유율은 중국 단속 전 16.8%에서 35.4%, 카자흐스탄은 8.1%에서 18.1%로 큰 폭 증가했다.

그 결과 올해 11월 말 누적 전력사용량(93.43TWh)이 감소되기 보다 오히려 지난해 전체 사용량(66.91TWh)을 뛰어넘었다.

CCAF 데이비드 레이너 기술정책교수는 "이것은 가장 큰 단일 활동센터(중국)를 방해해도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도 탄소중립…글로벌 이니셔티브 등 업체 자구안 강구


중국의 채굴업자 단속에도 암호화폐발 전력사용량이 오히려 더 늘어나는 배경에 암호화폐 업계 자체적으로 이에 대응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블록체인 환경 이니셔티브인 크립토기후협약(CCA)이 출범했다. 협약은 2025년까지 모든 블록체인을 청정에너지로 채굴 및 처리하고, 2030년에는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목표다. 블록체인 업체 리플과 컨센서스 등이 이에 가입했다.

이제 최대 채굴국가가 된 미국에는 지난 5월 비트코인채굴협회가 결성됐다. 협회는 암호화폐 에너지 사용의 표준화 및 공개를 추진한다. 일론 머스크는 "잠재적으로 매우 유망하다"며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크립토기후협약 원칙. [출처=CCA]

또 PoW 채굴과정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더리움은 PoS로 메커니즘을 전환한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이더리움의 2.0 전환 과정에서 기존의 PoW 방식이 PoS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채굴 에너지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채굴에 사용되는 에너지에 친환경 에너지 사용 도입이 많아졌고, 기후협약에 가입하는 채굴기업이 많아지고 있어 환경 측면에서도 많은 노력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