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출신 CEO 가장 많지만 최근 감소세 보여...올해 14.1%로 추락
- 경북대, 경희대, 영남대, 건국대 등도 20명 이상 CEO 배출
명문대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 출신 최고경영자(CEO)의 비율이 떨어지고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서강대, 한국외국어대 등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에서 SKY 대학 출신 CEO 비율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며 "학벌 보다는 능력을 중시하 탈(脫)학벌 바람이 가속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17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2021년 국내 1000대 기업 CEO 출신대 및 전공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1439명 중 서울대 출신은 203명(14.1%)이고 고려대(110명, 7.6%), 연세대(96명, 6.7%) 순이었다.
SKY대학 다음으로는 ▲한양대(77명) ▲성균관대(47명) ▲부산대(37명) ▲중앙대(35명) ▲서강대(33명) ▲한국외국어대(31명) ▲경북대(26명) ▲경희대(25명) ▲영남대(23명) ▲건국대(20명) 순으로 20명 이상 CEO를 배출시켰다. 대부분 서울에 위치한 대학이지만 지방대 중에는 경북대와 영남대가 포함됐다.
또한 통상 서울대 출신 CEO가 고려대와 연세대를 나온 최고경영자를 합친 숫자보다 더 많은 ‘S>K+Y’ 공식이 올해 조사에서는 깨졌다. 1000대 기업 내 서울대 출신 CEO 비중은 2019년 15.2%에서 지난해 14.9%로 낮아졌고 올해는 14.1%로 더 하락하는 추세다.
SKY대학 출신 CEO는 28.4%(409명)로 작년 29.3%보다 0.9%포인트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 2011년 41.7%였을 때와 비교하면 10년 새 SKY 비중이 13.3%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 2007년 59.7%와 비교해보면 31.3%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과거 재계에서 10명 중 6명꼴로 SKY대 출신이던 비중이 지금은 3명도 채 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지난 2008년 이후 40%대를 유지해오던 SKY 대학 출신 CEO는 2013년에 39.5%로 처음으로 30%대로 낮아졌다. 이후 2019년에는 29.4%로 처음으로 30% 밑으로 감소했다. 2019년 이후 지금까지 30% 미만을 유지해오고 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60~1963년 사이 태어난 1960년대 초반생이 2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57~1959년 사이에 출생한 50년대 후반생 비율이 16.3%로 나타났다. 1964~1966년에 태어난 60년대 중반층은 13.3% 수준을 보였다.
이어 1967년~1969년생은 8.8%, 1970~1973년생은 7.9% 비중을 보였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나 대표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는 MZ세대 CEO도 29명으로 2% 수준으로 집계됐다. 1000대기업 중 최연소 대표이사는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경농 이용진 대표이사, 금호에이치티 김두인 대표이사, 신영와코루 이성원 사장, 자화전자 김찬용 사장이 모두 1985년생으로 가장 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별 전공 현황 중 이공계 출신 비율은 작년(46.4%)와 비슷한 46.5%로 나타났다. 연도별 이공계 출신 비율은 2011년 43.9%→2012년 44.4%→2013년 45.3%→2019년 51.6%로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작년과 올해에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올해 조사된 200명이 넘는 서울대 출신 경영자 중에서는 1964년생이 22명으로 최다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출신 중 최고령은 1934년생인 고은희 대림통상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연소는 1980년생인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이사(재료공학)와 컴투스 이주환 대표이사(경제학)였다.
고려대 출신 중에서는 1963년생이 11명으로 가장 많이 활약 중이다.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회장을 비롯해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 아시아나항공 정성권 대표이사 등은 동갑내기이면서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연세대도 1964년생 CEO가 10명으로 최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과 대우건설 정항기 대표이사는 경영학과를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매일유업 김선희 대표이사(불어불문학), 진에어 최정호 대표이사(응용통계학), LX인터내셔널 윤춘성 대표이사(지질학) 등이 해당한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과거에는 인재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 등이 많지 않다 보니 출신 학교와 같은 스펙 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여겼지만 최근 산업계는 융합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다 보니 단순히 어느 학교 출신인지 하는 1차원적 기준보다는 무엇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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